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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중국유학생 "등록금은 건졌지만…"

조직원 계좌에 돈묶여…'유학비자 취소위기' 발동동

며칠전 서울 서대문경찰서 수사과 사무실.

한국에 온 지 5년 된 중국인 유학생 A(26.여)씨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책상 앞에 앉았다.

서울 유명 사립대에서 무역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라는 그는 곧바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계좌에 묶인 학교 등록금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사고는 작년 말 터졌다고 했다.

금융감독원 직원이라는 남자가 휴대전화로 연락 해 '개인 명의가 도용돼 은행 예금이 털릴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 

중국어 강습 등으로 힘들게 마련한 신학기 등록금을 은행 계좌에 넣은 직후였던 그는 가까운 은행의 업무자동화기기(ATM)로 가 '보안 설정을 하라'는 지시에 따라  번호를 눌렀다.

그런데 ATM이 뱉어낸 영수증에는 '계좌이체'란 글씨가 또렷했다.

돈  590여만 원 이 동포 L(42)씨가 만든 국내 계좌로 넘어간 것.

바로 은행에 신고해 통장의 돈이 중국 보이스피싱단에 빠져나가는 것은 막았지만,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예금주 L씨가 이미 자취를 감춘 상태라 피해액을 바로 돌려받을 수 없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번 등록금을 내지 못하면 유학비자가 취소될 수도 있다.

고국의 부모님이 모두 무직 상태라 비상금을 받을 수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대문경찰서는 L씨의 행적을 쫓기 위해 긴급 수배하고 A씨가 민사소송으로 해당 계좌에서 돈을 돌려 받는 방법을 안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어렵게 공부하던 중국 유학생이 같은 나라의 보이스피싱단에 피해를 봐 안타깝다.

예금주가 빨리 붙잡히거나 민사소송이 신속하게 진행돼 학교 등록이 차질없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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