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주말까지 끼어있어 짧은 연휴지만, 가족들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세계 경제위기 여파로 어려웠던 지난해 설과는 달리 올해 설에는 경기가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다는 기분 좋은 소식도 이쪽저쪽에서 들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백화점들은 지난달 8일부터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에 들어갔는데, 판매량이 지난해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백화점들은 설 때까지 설 선물세트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0% 정도 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른 한쪽에는 서민 체감 경기가 여전히 썰렁하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경기지역 주부 8백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절반 정도가 이번 설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답을 내놨습니다.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도 10명 중 4명 꼴로 나왔습니다.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10%에 그쳤습니다.
그래서인지 생각하고 있는 설 선물세트 가격대로 3~5만 원 사이를 꼽은 주부가 절반 가까이 됐고, 3만 원 미만으로 생각하는 주부도 30% 정도 됐습니다. 또, 선물세트는 '대형마트에서 사겠다'는 응답이 65%로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 대형마트에 나온 선물세트가 아무래도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과연 대형마트에서 팔고 있는 선물세트는 싼 것일까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때마다 선물세트가 대량으로 나오는데다가, 여러 제품을 묶어 팔기 때문에 그냥 낱개로 사는 것보다 더 쌀 것이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삼양사에서 나온 포도씨유 750밀리미터 두 개 들이 선물세트 가격은 1만9천9백 원. 그런데, 각각 하나씩 낱개 가격이 7천9백 원이니까, 두 개를 하더라도 1만5천8백 원. 하나씩 따로 사는 것보다 선물세트 가격이 무려 4천1백 원, 25.9%나 비싼 것입니다.
롯데햄 선물세트 한 종류도 햄종류 10개 묶음인데, 가격은 2만2천8백 원입니다. 그런데 역시, 10개를 따로 사면 전체 가격은 1만8천2백 원. 세트 가격이 낱개 가격보다 무려 4천6백 원, 25.3% 더 비싼 것입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다른 먹을거리 선물세트들도 적게는 백 원에서 많게는 4~5천 원씩 낱개를 살 때보다 더 비쌌습니다.
업체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업체들의 애로사항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긴 갑니다.
어차피 소비자들이 제품을 하나하나 따로 사서 포장을 하려면 거기에 들어가는 노력과 비용도 만만치 않을 테니까요. 그만큼 예쁘지도 않겠지요. 하지만, 어차피 선물 포장은 주고 받는 그 순간이 지나면, 다 쓰레기에 불과합니다. 많은 소비자들도 이 점을 불만사항으로 꼽았습니다. 어차피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포장, 차라리 간소하고 깔끔하게 하고 가격을 낮추는 게 더 실용적이라는 겁니다.
'명절 선물'이라는 특성 앞에서 소비자들은 가격에 관대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고마운 사람에게 주는 것이니만큼 그런 마음이 충분히 담긴 것을 고르기 때문이겠죠. 설 대목, 이런 소비자들의 마음을 악용하는 업체들의 행태.. 올 추석 때쯤이면 사라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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