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가 변한 걸까?
박근혜 전 대표를 맡아서 취재하고 있는 기자들은 요즘 이 물음을 머릿속에 달고 다닙니다.
예전에는 웬만해서는 평을 하지 않고, 한번 평을 한 사안에 대해서는 "그건 다 얘기 했잖아요" 라고 짧게 응수하거나, 아예 입을 열지 않고 질문하는 기자들을 응시했던 - 기자들은 이를 두고 '레이저'를 쏘았다고 표현합니다. 레이저를 받은 기자는 질문을 제대로 못했나 싶어 움찔하기도 하거든요.- 박 전 대표가 요즘은 새로운 논쟁꺼리가 생길 때마다 즉시 입장을 분명히 밝혀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박하고 있습니다.
'미생지신' 고사의 비유가 출발이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미생이라는 사람이 강 다리 아래서 애인과의 만날 약속을 지키려다 불어난 물에 숨졌다는 중국 고사로 약속을 지키려다 더 소중한 걸 잃어버리는 어리석음에 비유되곤 합니다.
정몽준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를 미생지신에 비유해 비판한 것은 생각하면 할 수록 강도가 센 비판이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 원안이 국민과의 약속이니 만큼, 그 약속을 지켜 신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러차례 반복한 상황에서 약속만 지키다 죽은 사람에 비유했으니….해석하기에 따라서는 박 전 대표가 이번 세종시 논쟁으로 정치적으로 사망선고를 받을 수 있다는 극단의 비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박 전대표는 정몽준 대표의 비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박했습니다.
미생은 약속을 지켰다, 비가 온다는 이유로 약속을 지키지 않은 미생의 애인이 오히려 고통 속에 살 것이고 비록 죽었지만 미생은 신의를 지킨 사람으로 칭송받을 것이라는 정 반대의 해석을 내놓은 것입니다.
서로 마주하지는 않지만 시차를 둔, 기자들을 매개로 한 논쟁은 그 뒤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는 정몽준 대표가 '박 전 대표가 원안이 좋다거나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 이라 말했는데요, 박 전 대표는 기가 막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너무 기가 막히고 엉뚱한 이야기죠. 말이 안 되는…." 이라면서 여느 와 달리 정제되지 않은 단어들을 말했습니다. 짧은 반응이었지만 강렬했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이어지는 여당내 두 거물의 논쟁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인데, 궁금한 것은 박근혜 전 대표가 왜 변했나 하는 점입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으로 불리는 이정현 의원은 이유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박 전대표는 지금 정권이 세종시에 대한 심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그 정도가 지나치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혹세무민하는 부분에 대해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 친이계 쪽에서는 박 전 대표의 이런 변화를 이렇게 해석합니다.
"봐라 박 전 대표가 페이스를 잃었다. 감정에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해석에는 필연적으로 자기의 입장이 반영됩니다. 완전한 객관적 분석은 있기 어려운 것이죠.
그렇지만 박 전 대표의 대응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분명 그렇게 된 배경은 친이-친박으로 갈린 지금의 상황이 정권 창출때부터 쭉 그래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녹록치는 않다는 뜻이기도 할 것입니다.
조금 실망스러운 것은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 확장을 위해 박 전 대표와 일부러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해석까지 낳고 있는 정몽준 대표의 이 같은 박 전 대표 '때리기'에 대해 정작 정 대표 본인은 '그냥 연설문 봐주는 분들이 제안해서 한 것인데 생각보다 해석이 심하게 된다'고 한발씩 물러나는 모습을 사석에서 보인다는 점입니다.
이 또한 정치인 그들만의 '포석' 인가요?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