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정당의 부활을 알리며 등장한 자유선진당이 지난 1일로 창당 2주년을 맞았다.
지난 2008년 2월 창당 후 두 달만에 치러진 4.9 총선에서 이회창 총재와 심대평 전 대표의 투톱 체제로 대전과 충남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18석을 확보했다. 충북지역을 지켜내지 못하면서 '반쪽 짜리' 충청권 정당이라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확실한 지역기반을 갖춘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총리 지명 문제를 놓고 심대평 전 대표가 전격 탈당을 선언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했고 국회 내에서의 모든 협상에서 배제되는 굴욕을 당해야 했다. 결국 지난해 말 정치권 최대 현안이었던 4대강 예산 협상에는 참여조차 못했고 국회 내 역할과 존재감은 급속도로 위축됐다.
고난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충청권을 강타한 세종시 수정문제는 선진당의 한계와 현주소를 뼈저리게 확인시켰다.
자기 텃밭의 일이라며 삭발투쟁까지 벌였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싸움에 묻혀 보이지 않기 일쑤였다.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원안사수 입장을 밝히면서 선진당은 더더욱 뒤로 밀려났다.
지역주민들조차 자신들의 입장을 제일 잘 대변하는 세력으로 박근혜 전 대표와 민주당을 꼽았다.
선진당은 그 다음이었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선진당은 이번 6월 지방선거에 승부수를 던졌다.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지켜내지 못하면 다음 총선도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당의 문호를 개방해 인재를 영입하고 당 체제도 정비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추진중이다. 권위적 냄새를 풍겼던 총재직도 없애기로 했다.
일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세종시 바람'을 타고 충청권 출마 예정자들이 선진당에 줄을 서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염홍철 전 대전시장의 영입이 한 예다.
한나라당 출신인 이완구 전 충남지사의 사퇴도 선진당으로서는 기회다.
다만 의원들 중에서 후보를 내자니 의석 수가 줄어드는 게 조금 부담이 될 뿐이다.
이제 남은 건 대전.충남을 넘어 충북과 전국을 향해 세를 넓히는 일이다. 아직 충북은 민주당의 아성이다.
선진당은 지금까지 전국 16개 시도당을 모두 출범시켰지만 정당 지지율은 3% 안팎에 불과하다. 전국정당화가 말처럼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력으로 교섭단체를 꾸리는 일도 시급하다.
그 동안 의원 영입시도 등을 통해 교섭단체 구성에 힘을 기울였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비교섭단체 의원들을 상대로 한 공동 교섭단체 구성 시도도 몇 차례나 성사 직전에 무산된 바 있다.
그렇다면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선진당이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흔히 선진당에는 '이회창 총재' 밖에 안보인다는 말을 많이 한다.
1인 정당이란 말이다.
일부에서는 총재가 당을 독단적으로 운영한 결과라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17명의 의원 가운데 당을 위해 뛰는 사람을 찾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일하는 사람은 '당5역' 정도라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창당 2년.
세종시 문제와 지방선거를 눈앞에 둔 선진당이 보수정당으로 자리매김할지, 한철 정당으로 끝날지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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