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참수사건이 발생 하면 과격 무장단체 탈레반 소행이라고 단정 짓는 '무조건 반사'를 보인다."
아프간 우루즈간 주(州)에 파견된 네덜란드군을 2년 넘게 취재하면서 현지 사정에 정통한 베테 담 라디오 네덜란드 월드와이드(RNW) 기자가 30일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에 경종을 울렸다.
담 기자는 무책임 보도의 대표적 사례로 2009년 마지막 날에 우루즈간 주의 타린코트 교외에서 발생한 6명의 참수 살해사건을 들었다.
당시 뉴스통신 AFP는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 협력자를 참수했다"라고 보도했고 뉴욕타임스(NYT)도 "6명이 (하미드) 카르자이 정부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살해됐다" 라고 보도했으며 중국 신화통신은 한 걸음 나아가 "참수된 이들은 살해범인 탈레반 조직원의 옛 동료였다"라고 전했다.
대부분 "일단의 온건 탈레반 조직원이 모인 곳에 탈레반 테러리스트들이 쳐들어와 이들을 참수했다"라는 현지 경찰서장의 브리핑에 약간의 살을 붙인 기사였다.
담 기자는 희생자 가운데 18세 미성년자도 포함됐다는 사실에 경악하면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현지의 정보원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를 보냈고 "이들은 탈레반 학생이었다"라는 답을 받자 의구심을 품고 진상을 추적했다.
그가 이 정보원과 우루즈간 주지사, 구호단체 요원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사건의 진상은 "정부 협력자에 대한 탈레반의 보복"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고 충격적 이게도 미소년을 '노리갯감'으로 삼으려던 어른들의 다툼에서 시작된 사건이었다.
담 기자가 재구성한 사건의 진상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타린코트에서 서쪽으로 약 10km 떨어진 작은 마을에서 3개 그룹의 탈레반 학생 사이에 다툼이 벌어졌다는 것.
2개 그룹은 성인으로 이뤄졌고 나머지 1개 그룹은 18세 미만의 청소년으로 이뤄 졌는데 청소년 그룹의 미소년을 서로 '남자 친구'로 삼으려 성인 그룹 학생들이 다투다 결국 끔찍한 참수 사건으로 귀결됐다고 담 기자의 밝혔다.
담 기자는 언론이 아프간 정치ㆍ사회적 복잡성을 핑계로 '피상적' 보도를 해서는 안 된다며 타린코트 참수 사건만 하더라도 조금만 인내심을 갖고 탈레반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했다면 얼마든지 심층 취재가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중은 아프간의 실상을 이해해야 하고 그곳에 파병된 장병은 무엇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싸워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언론의 책임을 강조했다.
(브뤼셀=연합뉴스)
참수 사건은 모두 과격 탈레반 짓(?)
네덜란드 기자, 언론의 무책임 보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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