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스위스 다보스에서는 세계경제포럼이 열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좀 창피한 소식이 날아들었는데요. 전세계 163개 나라의 환경성적을 매겼는데 우리나라가 여기서 94위를 했다는 이야깁니다.
선진국이라고 부를만한 OECD 30개 나라 가운데 꼴찝니다. 심지어 러시아 등 가입 후보 5개국도 우리보단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점수로 쳐도 백점 만점에 57점, 낙제점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가장 큰 이유는 지구온난화에 대응을 아주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겁니다.
전체 백점 만점에 이 부분에 25점이 배당돼 있거든요. 수능으로 치면 국영수 같은 과목인데 여기서 아주 참담한 성적을 냈으니 시험 망치는건 당연하죠.
먼저 국민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써서 온실가스를 내뿜고 있는지 평가했더니 세계 118위였습니다.
또 회사들도 1달러짜리 물건을 만들면서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했나 따져봤더니 146위가 나온겁니다.
이런 식으로 종합을 했더니 온난화 대응에서 종합 147위가 나왔습니다.
한마디로 국민들이나 기업이나 에너지 펑펑 쓰는데 거리낌이 없었다는 평가죠.
그렇다보니 당연히 대기질도 좋을 리가 없습니다.
수도권 같이 인구가 밀집된 지역의 대기오염도 순서를 매겨봤더니 무려 159위였습니다. 밑으로 네개 나라밖엔 없단 말이죠. 이렇게 망친 과목들 때문에 순위가 94위에 그친 겁니다.
물론 환경부는 볼멘소리를 합니다.
예일대와 컬럼비아대가 조사를 했는데 방법과 기준에서 좀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말이죠. 글쎄요, 2,30등 정도 했으면 그런 말을 했을까 모르겠네요.
그리고 이미 정부 차원에서 이 순위에서 2030년까지 10위를 해보겠다고 밝혔을 정도로 아주 맹탕 순위는 아니라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원래 성적 안나오면 아버지가 TV를 크게 틀고 봐서 그랬네, 옆집 철수는 홍삼을 먹어서 힘이 난다던데, 별 별 이유를 대기 마련입니다.
중요한건 그런게 아니라 어쨌거나 성적표가 엉망으로 나온 만큼, 이제 모자란 과목을 어떻게 공부해서 쫓아갈 것인가죠.
하지만 문제는 성적표를 잘못 분석하면 엉뚱한 공부를 하게된다는 이야깁니다.
제가 볼 때 이번 조사의 의미는 우리나라의 개인과 기업, 정부 모두 선진국 수준의 환경 마인드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입니다.
특히 에너지를 펑펑 써대며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을 뿜어내는 데 있어서 세계 최악의 국가군에 들어갔다는 것이 문젭니다.
그 결과는 누구 한 사람이나 한 집단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점도 역시 받아들여야 한다고 봅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낭비를 줄이고 에너지를 아낄 수 있을까, 이 부분에 고민이 집중돼야겠죠.
하지만 상황이 거꾸로 가는 측면이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요새 기업들이 비용 아끼겠다고 석탄이나 황이 많이 들어간 저질 기름을 쓰고 싶다고 하니까, 환경부까지 나서서 허락해 줄 모양입니다.
탄소 덩어리인 석탄을 태우면 당연히 탄소가스가 많이 나오겠죠.
황이 많은 기름을 떼면 대기오염은 더 심해질겁니다.
경제성을 살리기 위해 환경을 희생하는 이런 방향이 아직도 옳은 것일까요?
이런 데 대한 답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제 저의 클로징은 '환경에 대한 더 큰 관심과 현명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실천에 나서면서, 또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어디가 옳고 어디가 그른지 골라낼 수 있는 안목을 가진다면 한 계단 한 계단 나아지지 않을까요.
남에게 손가락질을 하지 말고 우리 주변부터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 '세계 94위, OECD 꼴찌'라는 한국 환경 성적표를 읽는 올바른 방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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