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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 '혹사' 흔적 너무 많다

한종희의 스포츠 취재수첩

1월 22일 취재수첩입니다.

한국배드민턴의 간판 이용대 선수가 말레이시아오픈 남자복식에서 32강에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이용대 선수는 이미 지난 13일 코리아오픈 혼합복식에서도 1회전에 탈락해 충격을 줬습니다.

벌써 지난 8월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네 번째로 당하는 초반탈락입니다.

오늘 이용대 선수와 통화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부상이 좀 심각해 보입니다.

팀 닥터 진찰결과 오른쪽 팔꿈치에서 뼛조각이 발견됐다며 크게 상심하고 있었습니다.

이용대 선수의 부상은 어쩌면 일찌감치 '예고된 인재(人災)'였습니다.

무엇보다 부실한 선수관리가 문제였습니다.

배드민턴은 다른 종목과는 달리 연간 국제대회가 30개가 훨씬 넘습니다.

슈퍼시리즈 12개를 비롯해 주니어대회, 챌린지대회 등 1년 내내 크고 작은 대회가 줄줄이 벌어집니다.

이용대 선수의 경우 지난 한 해 시니어국제대회 18개, 국내대회 4개 등 무려 22개의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국내외를 오가며 평균 한 달에 두 대회씩 출전한 셈입니다.

눈 앞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에만 급급해 무리하게 혹사(?)시킨 흔적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 때마다 결과는 어김없이 충격적인 초반 탈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용대 선수의 팔꿈치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작년 8월 인도세계선수권대회입니다.

통증을 무릅쓰고 남자복식 결승에서 중국과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다가 은메달에 머물렀습니다.

        

 

이상 징후는 계속됐지만 쉬지않고 대만그랑프리대회에 출전을 강행했습니다.

32강전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전국체전까지 재활치료를 계속했지만 완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12월 설마하고 출전했던 홍콩오픈에서 이번에는 2회전 탈락했습니다.

그리고 1월13일 코리아오픈 혼복에서 탈락했고 이번에 또 다시 초반탈락의 쓴잔을
마셨습니다.

베이징올림픽 이후 배드민턴협회의 모든 마케팅은 이용대 선수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한 최강전 때도 협회는 재활치료 중인 이용대 선수를 영암까지 내려보내 사인회를 열게 할 정도였습니다.

사실 코리아오픈출전도 무리였습니다.

이용대 선수는 통증 때문에 침을 맞아가며 코리아오픈에 출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출전한 말레이시아오픈에서 결국은 큰 부상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용대 선수는 오는 25일 선수단과 함께 귀국해 곧바로 정밀 검사를 받을 예정입니다.

이용대 선수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번에는 완전히 치료가 끝난 뒤에 라켓을 잡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당분간 '살인윙크'는 볼 수 없지만 '완전할 때까지'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국제대회가 유난히 많은 배드민턴에 더 이상 부상 중에도 뛰어야 하는 '제2의 이용대' 선수가 나오지 않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1월 22일 취재수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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