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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이치기의 진수는 '팽이싸움'

[추억의 놀이] 팽이치기

추운 겨울 물을 가두어놓은 논에 썰매와 함께 들고 가던 놀이기구가 하나 있다. 바로 겨울철 대표 놀이인 팽이다.

예전에는 팽이를 집에서 직접 깎아서 만든 뒤 작은 쇠구슬을 깎은 나무 밑둥에 박아 팽이를 완성했다. 그리고, 팽이채는 긴 나무막대기에 검은 고무줄을 서너개 묶어 채를 만들기도 했는데, 좀 산다는 집에서는 어디서 구했는지 가죽으로 된 팽이채를 만들어 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요즈음은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진 팽이를 쉽게 구할 수 있고, 또 밑둥도 쇠구슬 대신 뾰족한 쇠로 된 팽이가 많이 나와 돌리기도 쉽고 돌아가는 속도도 예전보다 훨씬 빨라졌다. 더군다나 팽이 위쪽에 갖은 무늬를 그려 넣어 멋있게 보이는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속도도 떨어지고 비록 볼품없지만 나무로 직접 깎아서 만들었던 예전 팽이에 비해서는 정감이 떨어진다. 더군다나 요즘은 직접 만든 팽이로 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어 세월의 격차를 느끼게 만든다.

팽이놀이는 비단 얼음판 위에서만 즐길 수 있는 놀이는 아니다. 단단한 땅만 있다면 어느 곳에나 즐길 수 있다.

하여 겨울철에는 얼음위에서, 땅 위에서 공간만 있으면 어디서든 즐길 수 있었다. 추운 겨울바람을 맞아 손이 부르트고 갈라져도 팽이의 매력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을 정도로 팽이치기는 어린 시절 겨울철 대표놀이로 자리를 잡았었다.

특히, 팽이치기의 놀이방법도 다양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팽이놀이를 즐겼던 기억이 난다.

팽이치기의 가장 단순한 놀이방법은 오래 돌리기다. 오래 돌리기는 말 그대로 팽이채로 팽이를 감아서 동시에 돌리기 시작해 가장 오랫동안 돌아가는 팽이가 이기는 놀이다. 이 놀이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잘 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른 땅보다 딱딱한 땅에 팽이가 놓여져야 오래 버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팽이의 회전수가 점점 줄어줄 때 요령껏 팽이채로 쳐서 팽이가 오래 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로 팽이 멀리치기다. 이 놀이는 마찬가지로 동시에 팽이를 돌린 뒤 팽이채를 이용해 돌고 있는 팽이를 쳐서 멀리 보내는 사람이 이기는 놀이로, 중요한 것은 팽이채로 팽이를 쳤을 때 팽이가 떨어진 곳에서 계속 돌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개인전 또는 팀을 나누어서 반환점 하나를 세워놓고 릴레이로 돌아오기 등 팽이 하나로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팽이치기 놀이에서 가장 재미있는 진수를 느껴볼 수 있는 놀이가 바로 '팽이싸움'이다.


▲ 팽이채. 팽이채를 잘 다루어야 팽이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

팽이싸움은 팽이의 크기도 중요하고, 팽이가 돌아가는 속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팽이치는 사람의 기술이 승패의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아무리 팽이가 튼튼하다고 하더라도 팽이치는 사람이 팽이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채 싸움도 해보기 전에 놀이가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팽이 하나로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팽이치기는 계절에 관계없이 쉽게 찾아볼 수 있던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특별한 행사장에나 가야 볼 수 있을 만큼 진귀한 놀이가 돼 버려 아쉬움을 금할 길 없지만, 최근 만화영화의 인기를 타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돌아가는 팽이가 등장해 그나마 팽이놀이가 아이들에게 전승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할 듯 하다.


▲ 팽이와 팽이채. 요즘은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추억을 되새겨 직접 한번 깎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한편, '팽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옛 문헌에 '핑이'라고 적힌 기록이 있고, 팽이가 돌아가면서 핑핑, 팽팽, 삥삥 소리를 낸다고 해서 그 소리나 형태를 따 오늘날 팽이라고 불려졌다고 전한다.

김동이 SBS U포터 http://uporter.sbs.co.kr/east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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