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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모습 지켜볼 수 밖에.." 엇갈린 생사

<8뉴스>

<앵커>

아이티 전역에서 고통과 절망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간신히 구출한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그냥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조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11살 소녀 아네이카 살루이는 오른쪽 다리와 오른팔이 강진 때문에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에 깔렸습니다.

매몰된 지 만 이틀이 지났지만 잔해를 들어올릴 장비가 없어 구조가 늦어지면서 점점 고통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현장 중계 기자 : 구조팀은 다리 절단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누워서 물과 음식을 받아먹으며 48시간을 필사적으로 버틴 살루이는 다행히 무사히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외국 구조팀이 투입된 시내의 한 쇼핑몰, 무너진 천장에서 사람 다리가 보입니다.

구조팀이 신속하게 구조작업을 벌인 끝에 한 여성이 들것에 실려 나옵니다.

퇴근길에 쇼핑몰에 들렀다 50시간 동안 매몰됐던 서른 살 블라디 어모스입니다.

함께 묻힌 사람들의 비명소리는 점점 사라져 갔지만, 어모스는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블라디 어모스/생존자 : 하나뿐인 자식을 기다릴 부모님을 생각하며 버텼어요.]

그러나 행운이 따르지 않은 사람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28살 바티스는 지진 직후 구조됐지만, 치료를 받지 못해 숨졌습니다.

가족들이 어렵게 관은 구했지만, 이번에는 시신으로 넘쳐나는 공동묘지에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결국, 남의 묘지 한 귀퉁이에 간신히 관을 안치한 가족들의 눈에서는 슬픔과 미안함의 눈물이 터져 나옵니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매몰된 사람들도, 구조대도, 시간과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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