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값이 물 값이 아닌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관세청이 지난해 생수 수출입 동향 보고서를 내놨는데, 지난해 경기 불황임에도 생수의 수입이 크게 늘어났고, 고가(高價) 생수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8천5백 톤, 6백60만 달러어치의 생수를 수입했습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23%씩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수입한 해외 생수의 평균 수입 단가는 리터당 0.78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2월 기준, 두바이유 거래가격이 리터당 0.49달러였으니까 물이 원유보다 비싸도 한참 비쌉니다.
수입량이 5천 톤으로 국내 수입 생수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프랑스산 생수는 리터당 평균 0.75달러, 미국산 생수는 리터당 1.08달러, 스페인산은 그 보다 비싼 리터당 1.4달러 수준이었습니다. 중국산 생수의 수입도 최근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 평균 수입가격은 리터당 0.22달러로 유럽 생수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었습니다.
그럼 우리나라가 생수를 수입하기만 했을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수출을 더 많이 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생수 1만2천8백 톤을 해외로 수출했습니다. 수출량이 수입량보다 4천 톤 정도 많지만 수출액은 4백90만 달러로 수입액보다 훨씬 적습니다. 물을 훨씬 많이 팔고도 그만큼 가격을 높게 받지 못해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말은 그만큼 국내 생수의 가치가 해외 생수에 비해 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같은 '물'이라도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특히 고가 프리미엄 생수시장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정부는 세계 물 산업 시장 규모가 지난 2004년 886조 원에서 오는 2015년에는 1천 600조 원의 거대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물 산업을 21세기 '블루 골드 산업' 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한국의 생수가 해외 생수에 비해 맛과 품질이 월등 떨어지기 때문에 가격이 싼 것일까요?
일반적인 상품과 마찬가지로 생수 역시, 디자인과 스토리(물에 얽힌 이야기 ex. 알프스, 빙하…), 마케팅이 어떻게 조합돼 이뤄지느냐에 따라 승패가 난다고 생각됩니다. 21세기 블루골드 시대를 앞두고 물 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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