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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자 탈세 반드시 뿌리뽑아야

국세청은 11일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를 열어 올해를 '숨은 세원 양성화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지하경제 등 음지의 세원을 들춰내 주로 고소득자들이 자행하는 탈세를 발본색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백용호 국세청장은 이미 작년 말 발표한 신년사에서 "고의적 탈세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해 세법 질서를 확립하고 세원을 넓혀나겠다"며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는 탈세를 절대로 방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고소득자 탈세와 변칙적인 상속·증여, 국외소득 탈루 행위 등을 철저히 색출해 '탈세는 반드시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뚜렷이 각인시킬 것임을 강조했다.

국세청이 숨은 세원을 철저히 포착해 양성화함으로써 공평과세와 함께 세수증대를 실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히고 나선 것은 고소득자의 탈세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2005년 12월 이후 작년 5월까지 10차례에 걸쳐 고소득 자영업자 2천601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여 1인당 평균 14억 원씩 총 3조5천941억 원의 소득을 신고하지 않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 중에는 해외 부동산을 편법으로 취득해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조세피난처 등 국외 현지법인을 통해 기업의 자금을 빼내는 역외 탈세를 저지르는 경우도 많았다.

국세청은 탈세 혐의가 짙은 사업자를 '숨은 세원 관리대상자'로 지목해 세금 신고 상황을 지속적으로 정밀 감시한다는 방침에 따라 소득-지출 분석 시스템 등 여러 가지 탈세방지용 장치를 도입했다고 한다.

특히 국외 소득 탈루를 막고자 '역외탈세 추적 전담센터'도 설치했다고 하니 활약이 기대된다.

또 올해부터 상습·고액 탈세범에 대해서는 탈세액이 5억 원 이상이거나, 탈세액이 3억 원 이상이고 탈세액 비율이 30% 이상이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탈세액의 3배 이하 벌금을 내도록 처벌을 강화해 그만큼 탈세 억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정당국이 고소득자의 상습적인 탈세를 '원천봉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의 탈세는 뿌리가 뽑히기는커녕 더욱 지능적이고 교묘하게 이뤄져 왔다.

과세당국의 추적을 피하려고 조세피난처를 활용하고 종교단체 등 비영리법인의 이름을 이용하는가 하면 차명거래를 통해 소액을 분산송금하는 자금세탁 방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처럼 다양한 수법으로 세금 포탈을 일삼는 상습 탈세범들을 과연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추방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없지 않다는 점이다.

세무당국이 탈세 방지 시스템을 물샐틈없이 구축하고 신뢰할만한 전문인력을 키워 장기전을 벌이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의식이 왜곡된 일부 고소득 자영업자나 기업이 자행하는 탈세는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사회 계층 간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할 뿐 아니라 묵묵히 일해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중산층에게는 끝 모를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줌으로써 사회적 통합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온다.

지난해 백용호 청장 취임 이후 어느 때보다 탈세 방지에 역점을 두고 세정을 펴온 국세청이 새해 첫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탈세 근절 의지를 다시 한번 다진 것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라고 본다.

탈세는 일회성 프로젝트를 통해 일거에 뿌리를 뽑을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충분한 전문인력을 양성해 배치하고 상시적인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책임자가 바뀐다고 해서 시스템 자체가 뒤바뀌어 일선에서 관련 업무에 혼선이 생기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될 것이다.

국세청은 결연한 탈세 척결 선언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해주길 바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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