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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내 손으로"…주민 힘 합쳐 '눈치우기'

<8뉴스>

<앵커>

집앞에 쌓인 눈 때문에 이웃들끼리 다투는 경우가 있다는 뉴스 전해 드린 바 있는데, 우리 사회 그런 일만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온 동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눈치우기에 나선 곳도 있습니다.

이혜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설작업이 한창인 서울 보문동의 주택가 골목길입니다.

50대 아저씨부터 80대 할머니까지 동네 주민들이 나와 가파른 길에서 눈을 쓸고 담습니다.

주민 10여 명은 벌써 5일째 골목 골목을 다니며 눈을 치우고 있습니다.

누가 사는지 모르는 집 앞에서도 작업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김종한/서울 보문동 : 전부다 주민들이 편히 다닐 수 있게끔 눈을 서로 치워야 하지 않아요.]

건설 중장비 기사인 김진성 씨는 건설 현장이 아닌 집 근처에서 굴삭기를 운전하고 있습니다.

굴삭기가 골목길 바닥에 붙은 눈과 얼음을 긁어내면 이웃들이 퍼 나릅니다.

[김진성/서울 신길동 : 그냥 십시일반 도와서 같이 하는 거죠, 같이. 돈 받고 하면 안되는 거예요, 이게. 내 동네 내가 치운다고 생각하고 자꾸 하는 거죠.]

서울 역촌동에 사는 곽호경 씨는 이사하기전 전에 살았던 구산동까지 제설 장비를 들고 찾아갔습니다.

구산동에 살 때 눈만 내리면 등산로를 청소해 왔는데, 이번 폭설에 치우는 사람이 없을까 걱정됐기 때문입니다.

[곽호경/서울 역촌동 : 지나가는 사람도 까딱하면 넘어지고 그러거든요. 내가 치워서 이렇게 됐구나 내가 속으로 그냥 기뻐하고, 흐뭇하고, 그런 정도로만해요.]

집 앞 눈을 방치하면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자발적인 제설 작업이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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