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현왕후와 나란히 누워있는 숙종을 지긋이 내려다 보고있는 인원왕후. 장희빈의 치마자락에 휘둘려 인현왕후를 폐출하고 장희빈을 왕후로 책봉했다가 번복하여 장희빈에게 사약을 내리고 인현왕후를 다시 불러들인 숙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장희빈 묘. 임금을 치마자락에 휘감고 권력을 농단했던 장희빈. 그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권력 부스러기를 주워먹던 당대의 세도가들을 장희빈은 어떻게 생각할까.
정순왕후가 잠들어 있는 사릉.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영월로 귀양가는 단종을 영도교에서 이별하고 정업원 동망봉에 올라 지아비의 안위를 걱정했던 정순왕후. 세조의 보살핌을 거절하고 평생을 생업에 종사하며 홀로 살았던 정순왕후가 숨을 거두자 조선팔도 드넓은 땅에서 그 한몸 누일 곳이 없었다. 시누이 시집 해주 정씨선산에 묻혀있다가 1698년 숙종에 의해 복위되어 왕릉으로 추숭되었다.
호사가들은 임금이 두 여자를 품고 있다고 말하지만 권세를 휘두르던 안동김씨가 세도정치의 들러리로 전주이씨와 남양홍씨를 좌우에 거느리고 있다 하면 비약일까?
대북파에 의해 아들 영창대군이 살해되고 서궁에 유폐되는 수난을 겪었던 인목왕후가 선조를 바라보고 있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 했던가? 북풍을 막아주는 담장마저 눈이 쌓여 있으니 이 추위를 어떻게 지날꼬? 입술이 없으니 이가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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