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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잠들면 죽어요"…노숙자들의 '겨울나기'

<8뉴스>

<앵커>

말 그대로 엄동설한에 이 추위를 온몸으로 느껴야 하는 사람이 노숙자들입니다. 하루하루 버티는 게 사투를 벌이는 심정이라는데요.

김도균 기자가 노숙자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9년만에 최악의 한파가 엄습한 오늘(7일) 새벽 4시 서울 지하철 시청역 지하통로입니다.

얼음장 같은 바닥에서 노숙자들이 새우잠을 자고 있습니다.

바닥에 종이 상자를 깔고 신문지만 덮은 채 잠든 노숙자도 있습니다.

바람을 막기 위해 종이 상자를 세워놓기도 했지만 동장군의 기세에 비하면 초라해 보입니다.

서울 영등포역 대합실에도 100명 가까운 노숙자가 밤을 보내기 위해 모여듭니다.

요즘같은 엄동 설한때는 밤마다 죽음의 공포까지 느낀다고 말합니다.

[노숙자 : 작년에 영등포 역에서 두 사람 죽었고, 서울역에서도 세 사람이 죽었어요. (술) 먹더라도 잠 금방 자지 말아라. 여름에는 자도 괜찮은데, 겨울에는 금방 자지 말아라.]

추위를 잊기 위해 마신 술이 화를 자초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술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고 말 합니다.

[노숙자 : 추운 것도 있고. 뭔가 만사가 귀찮고 해결이 안되다 보니까 의지하는게 술 뿐이 없는 거예요.]

휠체어에서 생활하는 노숙자는 빙판길에 며칠째 떨다, 지원센터 직원들에 요청해 쪽방으로 겨우 옮길 수 있었습니다.

[노숙자 : 여기는 별장 같죠. 바람 불면 참 못 자겠더라고요. 진짜 그제 엄청 추웠잖아요. 그걸 다 견디고 참았어요.]

여름에 비었던 노숙자 쉼터는 요즘에는 자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노숙자 쉼터 간사 : 20분(동안) 들어오면 실제로 수용하는 인원에 한 80% 가량이 다 들어옵니다. 10시 넘어서 들어오시는 분들은 수용인원이 다 차서 못 들어오고 다시 돌려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이 있던 동료끼리 아침에 얼굴을 보며 안도한다는 노숙자들.

이들은 매일 밤마다 생존을 위해 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최진화, VJ : 황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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