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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원, 모바일 생태계 지도 다시 쓰나

모바일 기존 유통구조 틀 깨…국내 시장 잔뜩 긴장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구글의 모바일 생태계 전략이 베일을 벗었다. 6일 새벽(한국시간) 구글의 스마트폰인 넥서스원이 발표되면서다.

구글이 이날 발표한 넥서스원의 재원과 모바일 생태계 전략은 항간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엿보인 구글의 전략은 자사 모바일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최적화시키면서,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의 역할을 한정시키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구글이 안드로이드 OS 기반에서 구글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부분을 상당히 장악하면서, 제조사는 구글 서비스에 최적화된 휴대전화를 생산해내고, 이통사는 망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도록 하는 형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바일 유통구조 혁신 = 구글에 따르면 소비자는 구글이 오픈한 웹스토어에서 529달러에 넥서스원을 구입할 수 있거나, 미국 이통사인 T모바일과 2년 약정 조건으로 179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웹스토어에서 넥서스원을 구입한 소비자는 구글과 제휴를 맺은 이통사의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

기존 이통사가 제조사로부터 공급받은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구도를 깨고, 소비자가 휴대전화를 구입한 뒤 이통사를 선택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구글의 전략이 위력을 발휘할 경우, 기존 제조사, 이통사, 포털 등 모바일 서비스업체로 골격을 이루던 모바일 생태계 지도는 휴짓조각이 될 전망이다.

그만큼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구글의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글은 제조사와 이통사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발표회장에서 구글 관계자는 "(넥서스원은) 구글이 아니라 (대만 제조사) HTC가 설계했다"면서 "구글은 벤더(다품종 소량도매상)"라고 역할을 한정 지었다.

제조사에 아웃소싱을 한 것이 아니라 협력을 했고, 유통과정에서 이통사의 영역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말로 풀이된다.

이는 구글이 애플의 모바일 생태계에 대항해 안드로이드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제조사와 이통사와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수익은 넥서스원이 아니라 광고에서 = 구글은 넥서스원 판매로부터 수익을 기대하지만, 초점은 모바일 광고를 통한 수익에 맞춰 있다는 점을 밝혔다.

구글 관계자는 발표회장에서 "우리의 관심사는 (모바일) 광고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휴대전화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넥서스원을 원하는 사람들은 매일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라며 "구글은 모든 광고 전략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이 이날 역점을 둔 부분은 넥서스원을 통한 안드로이드 마켓 성장이다. 이 관계자는 "넥서스원에 대한 마케팅에서 안드로이드 마켓이 혁신과 성장을 이루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넥서스원 재원은 = 넥서스원은 3.7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에 1㎓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4GB 메모리(32GB까지 확장 가능) 등의 성능을 갖췄다.

구글은 속도와 배터리 성능 등에서도 자신하고 있다. 일부 파워블로거들은 넥서스원이 속도 면에서 아이폰에 뒤지지 않고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모토로라의 드로이드폰에 비해 우수하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구글 서비스가 최적화돼 있다는 데 있다. 구글 지도 내비게이션과 지메일, 다양한 소스의 주소록이 포함된 전화번호부 등 구글 서비스가 탑재돼 있다.

특히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검색이다. 검색이 넥서스원에 녹아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기화면부터 넥서스원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검색 기능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더욱이 음성검색은 강력한 무기다. 넥서스원에 대고 사람 이름을 말하면 통화가 걸린다. 말로 찾고 싶은 건물도 구글 지도로 안내받을 수 있고, 사이트도 검색해 들어갈 수 있다. 아직 음성검색 기술을 상용화하지 못한 네이버 등 국내 포털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500만 화소의 카메라에는 플래시 기능도 갖췄다. 기존 휴대전화가 어두운 곳에서 카메라 기능이 무용지물인 것과 차별화된다. 이 기능은 어두운 곳에서도 카메라로 바코드를 찍거나, 이미지를 찍어 구글 고글스 같은 서비스를 통해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국내 시장 영향과 도입가능성 = 애초 넥서스원이 발표되기 전 미국 이통사 4위 업체인 T모바일을 통해 판매될 수 있다는 정보가 새어나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T모바일 뿐만 미국 1위 업체인 버라이존을 통해서도 유통이 된다. 유럽의 주요 이통사인 보다폰을 통해서도 유통된다.

업계에서는 버라이존이 넥서스원 유통에 뛰어든 것에 대해 예상치 못했다는 분위기다. 1위 업체가 유통에 참여한 것은 그만큼 구글의 생태계 전략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국내 이통사의 표정은 좀 더 어두워졌다. 넥서스원 등 구글이 직접 출시한 스마트폰이 성공 가도를 달릴 경우 국내 시장에도 도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관련 업체의 성장 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넥서스원 등이 국내에서 위력을 발휘할 경우 가장 타격을 입을 업체는 삼성전자 등 제조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물론 국내 이용자들이 음성검색 등 구글 서비스에 환호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HTC보다 월등한 하드웨어 기술력을 토대로 구글 서비스에 최적화된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을 경우 넥서스원에 필적하거나 뛰어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곧 구글 생태계에 포함돼 단순히 제조사에 머무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OS인 바다를 내놓으며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생태계가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시들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물론이다.

국내 포털도 구글 서비스의 융단 폭격에 살아남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앞서 언급했듯이 음성검색 등 구글의 최신 서비스가 탑재돼 국내로 밀려올 경우 국내 포털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국내 시장 도입 문제와 관련, KT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성공한다면 아이폰보다 더 쉽게 국내에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렇게 된다면 국내 이통사도 구글 생태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국내는 이통사가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구조가 고착화 되어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 비싼 스마트폰을 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넥서스원 등이 확산되더라도 국내 이통사도 단순히 망 대여 사업자에 그치지 않고 구글에 맞선 독자적인 서비스로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넥서스원 등이 얼마나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느냐가 중요하지만, 만약 이통사가 유통 구조에서 주도권을 구글에 내주게 되면 마케팅 분야 등에서 상당 부분 바뀔 수 있다"면서 "넥서스원의 해외 성공 여부와 구글이 한국 시장에 얼마나 큰 관심을 둘 것인가가 변수"라고 말했다.

구글의 전략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느냐에 따라 승패가 가려질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구글과 국내 제조사 및 이통사의 이해관계가 엇갈려도 소비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시장구도가 판가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구글이든, 애플이든, 삼성전자든 소비자가 서비스에 만족도를 느껴 선택하는 회사가 성공할 것"이라며 "국내 모바일 시장이 뒤늦었지만 글로벌 추세를 뛰어넘을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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