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가 통신을 넘어서 IT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KT와 SK텔레콤에 이어 LG텔레콤도 통신 계열사 합병을 계기로 통신의 틀을 깸으로써 IT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웅대한 비전을 제시함에 따라 새해엔 통신이 IT산업 전반을 견인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6일 이상철 LG텔레콤 신임 CEO가 통합법인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화두로 '탈(脫) 통신'을 표방한 것은 IT 전반을 아우르는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해 새로운 통신 장르를 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상철 부회장은 구체적으로 '고객 가치 제공회사(Personal Value Provider)'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내걸었다. 구체적으로는 SI(시스템통합), 제조업을 망라하고 이종산업 간의 융합을 가져오는 촉매제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모든 가치를 담아내겠다는 'IT 비빔밥'이라는 파격적인 용어를 선택했을 정도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이는 KT가 출범하면서 유무선융합(FMC)을 발판으로 이종산업 간의 융합에 나서고 있으며 SK텔레콤이 산업생산성증대(IPE, Industry Productivity Enhancement)를 내건 것과 맥을 같이한다.
하지만 국내 뿐만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IT의 주도권을 통신업계가 상실한지 오래된데다 국내에서 1위나 2위도 아닌 3위 업체가 'IT 왕국의 부활'을 기치로 내건 것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현실적인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3위이기 때문에, 잃을 것이 없기 때문에"라며 오히려 기회가 있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이미 20여개의 '탈 통신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상반기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실천 계획과 탈통신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보따리를 풀지 않아 현실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다는 평가다.
더욱이 내부적으로 3G(세대) 통신망이 없는 LG텔레콤이 망에서 열세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이번 합병 비용으로 7천억원이 넘는 돈을 쓴 것의 부담을 조기에 이겨낼 수 있을지 등이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다.
통신 3위가 구상하는 '한국 IT왕국 부활'이라는 꿈이 다소 허황되게 들릴지 모르지만 어쨌든 국내 통신업계와 IT 산업 전체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연간 수조원의 보조금을 뿌리는 출혈경쟁을 자제하고 연구개발(R&D)에 나서겠다는 것이 이 부회장의 생각이어서 더욱 그렇다.
통신업계가 제로섬 게임에서 벗어나 파이를 키우는 상생으로 감으로써 IT산업의 부흥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업계 3위에 대한 큰 기대가 현실화될지 관심이 모아지는 시점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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