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충분한 재생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한 데다 화석연료가 뿜어내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원자력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막대한 원전 건설비용과 방사능 유출에 따른 인명피해와 환경오염, 방사성 폐기물 처리문제를 염두에 두더라도 탄소배출이 없는 원자력이 향후 석유와 석탄을 대체할 주요 에너지원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또 원전 기술이 위험을 제어할 일정 수준에 도달했고 '탄소 중립'이 국가를 막론하고 새로운 가치로 부상하고 있는 점도 원자력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다.
새로운 원전 시대가 도래하는 가운데 각국의 원전 수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와 47조원에 달하는 원전 수주계약을 따내며 원전은 이제 국익을 캐는 황금밭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구촌 원전 건설 '붐' 전 세계적으로 원전은 31개국에서 436기가 가동 중이다.
앞으로 20년 후인 2030 년까지는 430기의 원전이 지구촌에 새로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원자력의 전력생산 비중은 전체 15%에 불과하지만 원전이 세계 각국으로 팽창하는 만큼 전력생산량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전 건설에 가장 발빠른 곳은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전체 발전량 중 원자력 발전비중을 6%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핵발전소 40여개를 추가로 건설해 발전용량을 7천만㎾까지 늘리기로 했다.
세계 최대 원자력발전국인 미국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미국은 1979년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에서 일어난 방사능 유출사고 이후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했지만 지난달 16일 미국 상원에 제출된 '미니 맨해튼 프로젝트 ' 법안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80%가량 감축하기 위해 향후 20년 안에 원전 발전량을 지금의 2배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원전 발전량이 전체 전력생산의 3%에 불과한 인도는 뒤늦게나마 원전 건설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며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다.
핵 발전용량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입장으로 향후 15년간 원전 18∼20기를 추가로 건립해 4천120㎿에 머물러 있는 핵발전 용량을 6만3천㎿로 늘릴 계획이다.
199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사고 큰 피해를 봤던 폴란드는 그간의 원전 반대여론을 설득하며 2020년 첫번째 원전 가동에 나서기로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만성적인 전력난 해소를 위해 올해 초 새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원전 8기를 추가 건설(400억달러 규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꽃튀는 원전 수주 경쟁 지난달 28일 한국이 UAE와 47조원대 원전 수출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세계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관련 보도를 쏟아내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주요 언론들은 한국이 2009년 에너지 부문에서 최대 규모의 계약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비롯해 한국이 원자력 강국 사이에서 마지막 승자가 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원전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원자력 강국으로 군림해온 나라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베트남 원전 건설과 관련해 일본이 20년 전부터 정부와 민간차원에서 수주 성공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왔고 프랑스는 UAE 담판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베트남에서 맹렬한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낸 월간지 '수차와 원자로' 12월호에 따르면 프랑스는 5년 뒤 첫 원전 착공에 나서는 케냐에 건설 참여 의사를 알리는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우라늄 농축기술을 보유한 러시아는 베트남을 비롯해 이집트, 모로코, 말레이시아, 중국, 브라질, 알제리 등과 원전 건설이나 우라늄 수출 등을 위한 협정을 맺거나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와 인도는 최근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원자력협력협정에 관한 협상을 끝내고 협정체결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원전 시장은 가히 무한경쟁을 방불케 하지만 결국 '경쟁의 성패'는 국가 차원의 전략과 지원이 판가름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워싱턴.베이징.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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