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복수노조 및 노조 전임자 임금에 관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은 정부와 여당, 재계, 노동계의 요구를 모두 일정 부분 반영한 절충안으로 분석된다.
여러 쟁점에 막혀 노조법 합의안 도출이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현실적인 고려가 묻어난다는 평가다.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은 29일 오후 임태희 노동부 장관, 환노위 법안심사소위원장인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과 만나 26일 8자 연석회의에 낸 중재안을 토대로, 노동부와 여야의 의견을 조합해 이 같은 개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는 민주당이 불참한 가운데 통과된 것이어서 31일까지 법사위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 복수노조 1년반 유예 = 개정법은 1년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1년 7월부터 복수노조를 허용하도록 해 2012년 7월부터 도입해야 한다는 한나라당 안과 내년부터 즉각 시행돼야 한다는 민주당과 민주노총의 안을 절충했다.
개정법은 복수노조 허용 시에도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로 하나의 교섭창구만 두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이를 위해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를 확보한 노조에 교섭대표권을 부여하고 과반수 노조가 없으면 전체 조합원 투표 방안 대신 노조 간의 연대로 과반수가 되거나 자체적으로 과반인 단일 노조를 교섭대표로 결정토록 했다.
앞서 추 위원장은 과반수 노조가 없으면 조합원 투표로 결정하도록 했는데 최종 조율과정에서 `투표'가 빠진 것이다.
추 위원장 측 관계자는 "개정안에 조합원 투표 방안이 배제된 것은 창구단일화 투표에서 사측의 개입이 빈번히 이뤄지는 미국 사례를 감안한 것"이라면서 "노동계와 재계의 의견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개정법의 교섭창구 단일화 방안은 한나라당과 같으며 여러 노조의 난립을 막기 위해 교섭창구를 강제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재계의 입장을 수용한 반면, 소수 노조에도 교섭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입장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개정안은 다만 사용자가 동의하는 경우에 한해 모든 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토록 했으며 사용자가 동의하면 별도 산별교섭도 가능토록 명시했다.
이는 사업장 단위로 하나의 교섭단위만 둘 수 있도록 일률적으로 규정해놓은 한나라당 안과 다른 점으로, 사업장 내 노사 세력관계에 따라 소수 노조의 교섭권 보장과 산별교섭이 가능토록 최소한의 법적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또 올해 말을 기준으로 교섭권을 가진 산별노조의 경우 복수노조 적용 시기보다 1년 늦은 2012년 7월부터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이 적용되도록 했다.
이는 창구단일화에 따른 산별노조 약화 우려에 대한 대응기간을 1년간 추가 보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산별노조에 대한 별도 교섭권 인정을 요구했던 민주노총과 민주당의 입장을 100% 수용하지는 않았다.
이밖에 기존 단체협약의 유효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 것을 감안해 부칙을 통해 기존 단협은 내년 6월부터 최장 2년간 인정하도록 했다.
◇ 전임자 무임금 내년 7월 시행 =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적용 시기는 현행법에서 6개월 유예한 2010년 7월부터 적용토록 해 노사정 합의안 및 한나라당 안을 수용했다.
개정안은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을 금지하되 유급 근로면제(타임오프) 제도를 허용하고, 타임오프 허용의 상한선을 두도록 했다.
타임오프 대상 업무의 경우 교섭·협의·고충처리·산업안전 업무에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조유지 및 관리업무'가 추가됐다.
한나라당 안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통상적 노조관리업무'라는 표현보다 법적으로 더 명확하게 규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나라당 안에 포함됐던 타임오프 초과 요구나 수령 시 노조나 노조종사자를 처벌한다는 조항이 삭제되고, 대신에 타임오프 초과 요구를 쟁의대상으로 할 수 없다고 확인하는 조항이 삽입됐다.
추 위원장의 중재안에서 전임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에 추가하자는 조항은 현행 부당노동행위 조항에 규정된 내용으로 대체할 수 있어 개정안에는 빠졌다.
타임오프 상한선을 설정하기 위해 구성키로 한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는 노동부 소속으로 노, 사, 공익위원이 각각 5명씩 참여키로 했다.
한나라당 안처럼 타임오프 상한선을 대통령에 백지 위임하면 노동운동의 자주성이 침해된다는 의견을 수용한 결과다.
심의위는 3년마다 열리고 최초 상한선을 정할 때 노사가 합의하지 못하면 공익위원이 결정하도록 했다.
결국 개정안은 재계와 정부의 요구대로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을 금지하는 대신 타임오프의 적용 범위를 넓히고, 타임오프의 상한선을 정하는 과정에 노동계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서울=연합뉴스)
'절충 또 절충' 환노위 노조법 내용은?
전임자 무임 내년 7월…복수노조 2011년 7월 시행, 노사당정 입장 부분 반영한 절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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