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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페셜] ④ 루게릭병 박승일, '나는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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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4일. 승일 씨는 세상 밖으로 나섰다.

루게릭병에 걸린 지 7년 만의 외출이다. 휠체어를 타고 가족과 함께 외출한 그는 외출에 대한 두려움을 없앴다. 

내친김에 '마음의 고향' 농구장으로도 향했다. 후끈한 땀 냄새를 맡으며 농구장에 들어서자 대학 동기와 후배들이 반겼다. 대학 후배 우지원(모비스)가 기분을 묻자 "짱이야"라며 짧고 굵은 소감을 전했다.

동기 김재훈한테는 욕설을 섞어가며 "연락좀 해"라고 말했다가 좌중을 뒤집어놨다. 후배들과 사진도 찍고, 여자친구의 농구 실력도 확인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승일 씨. 그는 죽음을 택하지 않고 살아온 보람을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승일은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고, 지금 여기에 '살아' 있다. 살아있되 가혹한 현실을, 가혹하지만 결코 고개숙이지 않는 자신을 아낌없이 보여주며 세상에 신호를 보내고 있다.

만인 앞에 자신의 굳어가는 몸, 그 죽음과의 공존을 낱낱이 공개하며 루게릭병의 실상을 알리고, 환우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줄 루게릭병 전문 요양소 건립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나아가 그는 일반인의 무지와 무관심으로 형성된 사각지대, 그 안에서 신음하고 있는 수많은 장애인을 향한 세상의 따뜻한 손길을 호소하는 한편, 때때로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도 무의미하고 불행한 하루를 보냈다고 자책하는 나약한 우리를 되돌아보게 했다.

(SBS인터넷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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