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또 빼 놓을 수 없는게 용산참사·연명치료 중단 그리고 조두순 사건입니다. 도시빈민을 다시 생각하게 됐고 생명윤리가 본격적으로 사회적 논의의 상에 올랐습니다. 사회와 역사는 사건사고로 변하고 정리되고 발전합니다.
한승구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올 1월 아침부터 도심을 뒤덮은 거센 불길.
보상비 문제로 옥상에서 대치하던 철거민과 경찰이 충돌하면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화재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김석기 당시 서울경찰청장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진압을 담당했던 경찰들이 검찰에 줄소환됐습니다.
철거민 20명은 기소됐고 경찰은 적법한 업무수행이 인정돼 무혐의 처분됐습니다.
[정병두/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 망루 안의 농성자들이 특공대원에게 던진 화염병이 3층 계단 부근에서 터지고 시너에 옮겨 붙으면서 망루 내·외부가 순식간에 화염에 휩쌓이는.]
정운찬 총리는 취임하자 마자 현장을 찾아 농성중인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정운찬/국무총리 : 총리로서 유족 문제 등을 비롯하여 용산상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을 약속합니다.]
유족들은 그러나 책임자 처벌과 보상을 요구하며 여전히 장례를 치르지 않고 있습니다.
용산 참사는 무엇보다 지금의 재개발 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졌습니다.
용역업체를 동원해 무리하게 철거를 강행하는 민간 시행사들, 재개발 지역마다 개입해 강경 대응을 주도하는 전국철거민연합의 대처 방식은 매번 크고 작은 사고를 불러왔습니다.
기소된 철거민들은 1심에서 징역 6년과 5년 등 중형을 선고받았지만 곧바로 항소해 2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올 여름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연명치료 중단'이 시행됐습니다.
기나긴 법정공방 끝에 대법원은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김모 할머니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박창일/연세의료원장 : 평온한 죽음이라는 미명하에 존엄한 생명을 가벼이 여기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난 10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 대한병원협회는 특별위원회를 열어 연명치료 중지에 대한 상세한 시행기준과 절차를 마련했습니다.
[이윤성/서울대 외대 교수 : 우리가 어떤 정도의 연명치료를 하고 있는건지 또 어떤 연명치료를 중지해야 될 건지 하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하는데에 그 지침의 목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도 김할머니는 여전히 생존해 있는 상태.
김 할머니는 인공호흡기만 제거했을 뿐 유동식이나 산소공급 등 다른 생명유지 치료는 계속 받아왔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환자가 연명치료 중단 대상이 되는지 의학적으로 잘못 판단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연명치료 중단이 인공호흡기 제거만인지 다른 조치도 포함되는지 등을 놓고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수면위로 떠올랐던 연명치료 중단의 법제화는 당장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초등학생 어린이를 마구 때리고 성폭행해 돌이킬 수 없는 장애를 입힌 조두순 사건.
12년형이 확정됐지만 죄질에 비해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피해 아동 아버지 : 제일 화났던 부분은 '술에 취해서 변별력이 없고' 하는 이 부분이 다른 것에 비해서 제일 화가 나요.]
이후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엄격해졌고 법무부는 현재 15년인 유기징역의 상한선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대법원은 지난 22일 아예 아동 성범죄의 양형 기준을 바꿔 버렸습니다.
[김우진/대법원 양형위원회 운영지원단장 : 심리학 상태에 이르지 않은 주치 상태를 감경요소로 고려하지 못한다는 점을 명시함으로서 범죄에 대하여 관대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실무가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피해 어린이는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충격에서 많이 벗어났고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수술도 앞두고 있습니다.
많은 변화가 있었던 2009년.
하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는 내년에도 우리사회가 안고가야 할 과제로 남았습니다.
"아동 성범죄 처벌 엄격"…조두순 사건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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