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에 '폭력.무법 국회'라는 오명에 더해 '신기록 제조기'라는 타이틀이 추가됐다.
4대강 사업 예산을 둘러싼 여야간 극한대치는 국가의 한 해 살림살이를 발목잡고 있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호(號)를 준예산 편성이라는 비상체제의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4대강 논쟁이 일찌감치 제기돼 적잖은 소통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여야는 해법을 못찾은 채 정쟁의 수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력 부재를 노출한 셈이다.
이같은 의정 기능 마비에 앞서 '식물 국회'가 된 지는 이미 오래다.
올해 국회는 헌법에 규정된 예산안의 법정 처리시한을 넘긴 것도 모자라 19년만에 처음으로 처리 시한 이후 국회 예결위를 늑장 가동했다.
역대 두번째로 예결위 계수소위를 구성하지 못한 진기록도 세웠다.
전체 예산의 1.2%에 해당하는 4대강 예산으로 전체 98.8%의 나라살림을 심사조차 못하는 과오를 국회 스스로 범하고 있는 셈이다.
비판 여론을 의식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뒤늦게 제각각 계수조정작업에 나섰지만 여야가 따로 움직이는 `그들만의 심사'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이는 예산안 의 부실.졸속 심사를 초래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물론 여야가 접점찾기 노력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의 양보없는 일 방적 주장은 타결의 확률을 낮추는 동시에 감정 싸움만 부추기는게 사실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야 모두 예산안 타결 가능성을 제로(0)로 판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지탄을 의식해 대화하는 시늉만 하는 것 아니냐"는 질타가 터져나온다.
준예산 편성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27일 현재까지도 "4대강 관련 전체 예산에서 일정 부분을 삭감하자"는 한나라당 주장과 "4대강 보의 수와 규모, 준설량을 줄이자 "는 민주당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4대강 사업 속도전'을 외치며 강경 일변도를 유지하고 있고, 민주당은 여당의 존재를 무시한 채 `대통령과의 담판'을 요구하고 있다.
여야내 온건파 나 협상파는 설 자리를 잃은 형국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준예산 편성 준비'를 언급하며 대야 압박에 나선 상황이다.
함성득 고려대 교수는 "역대 국회 중 가장 정치력이 부족하다"며 "여당의 충성파와 야당의 강경론이 득세해 치킨게임이 됐으며, 여야 모두 `국민은 우리 편'이라는 일방적 주장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함 교수는 나아가 "또한 4대강 사업에 대한 대통령의 강력한 추진 의지가 오히려 여당의 협상 의지를 없앴다"고 지적했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여야 모두 일방 통행의 모습만 보일 뿐 협상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여권의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이 현 시점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여야 정치력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예결위 상설화, 상시 국정감사 등의 처방을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치력 실종된 예산국회…준예산 가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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