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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크리스마스 씰 좀 사주세요" 관심 절실

<8뉴스>

<앵커>

결핵하면 예전에나 걸리던 병으로 여기는 분들 적지 않으신데, 사실 OECD 국가 중에 우리나라 발병률이 제일 높습니다. 그럼, 결핵퇴치 기금마련을 위한 크리스마스 씰은 얼마나 팔리고 있을까요?

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71년 12월 서울의 거리.

한 소년이 신문을 한 장이라도 더 팔려고 바쁘게 다닙니다.

아버지의 결핵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김자옥/배우(1971년) : 우리 다함께 이 불행한 사람을 도와주는 따뜻한 맘으로 이 한 장의 씰을 붙여서 보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이처럼 크리스마스 씰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속에 인기를 끌었고.

[대한뉴스(1970년) : 박 대통령은 크리스마스 씰을 사들여 결핵퇴치 운동에….]

씰 전달식은 역대 대통령의 연례행사였습니다.

덴마크 한 우체국 직원이 만든 씰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행된 것은 1932년, 일제의 감시로 거북선 도안이 남대문으로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70년 넘게 역사를 가진 씰은 2000년 이후 인터넷 발전과 함께 어려운 상황에 처합니다.

[이지원/경기도 하남시 : 요즘에는 이메일이랑 문자같은 게 발달했으니까. 요즘에는 편지같은 거 잘 안쓰잖아요.]

대한결핵협회는 우주인 이소연, 국민요정 김연아 씰에다 전자파 스티커나 e카드 씰같은 각종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모금액이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로 2008년의 경우엔 발행한 씰의 74%가 팔리지 않았습니다.

[현직 교사 : 쓸모가 없어 애들이 받자마자 책상에 붙여버려요. 할당을 하는데도 사실상 안 사기 때문에 지각생들에게 사게 한다거나….]

미국의 경우엔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실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내놓고 참신한 홍보 방식을 동원하며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캐럴도 폐가 건강해야 부를 수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우리나라의 결핵 발생률은 10만 명당 90명꼴로 OECD 국가가운데 가장 높고, 결핵협회 기금의 대부분은 크리스마스 씰 판매를 통해 모아집니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씰 상품의 개발과 판매방식의 변화, 국민의 관심이 절실한 때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이용한,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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