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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블루칩 강동원, "기대되는 배우 되고 싶어"

[2010 문화 인터뷰]

'꽃미남 스타' 대열에서 출발한 배우 강동원은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서른이 된다.

그가 주연한 대형 오락영화 '전우치'가 연말 개봉하고 다음 작품인 '의형제'의 촬영도 마쳤다. 이어 봄에는 촬영을 시작할 또 다른 작품이 기다리고 있으니, 2010년은 데뷔 이후 가장 바쁜 한 해가 될 듯하다.

새해를 앞두고 만난 강동원은 자신감과 의지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고, 서른 살에는 더 열심히 일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리고 '배우 강동원' 앞에는 '항상 기대되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데뷔 7년차. 그동안 차곡차곡 쌓은 필모그래피는 영화와 드라마를 합쳐 11편이다. 다작은 아니지만 쉼 없이 일해 왔다. 그리고 작품마다 조금씩 달라지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왔다.

2007년 이명세 감독의 'M' 이후 '전우치'가 나온 것이 2년 만이라 왜 활동을 안 하느냐며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전우치'는 촬영 기간만 8개월이었다.

'M' 직후 영화에 대한 간략한 줄거리만 듣고 출연을 결정하고 시나리오가 나오길 기다리며 액션 연기를 위한 훈련을 받고 보낸 시간까지 더하니 2년이 훌쩍 지나갔단다. 한두 작품을 제외하면 모두 촬영 기간이 5개월 이상인 작품이 많았다.

소녀들의 마음을 녹인 '늑대의 유혹'(2004)으로 스타가 됐지만 이후 그가 선택한 작품은 신비한 자객(형사 Duelist. 2005), 아픔과 슬픔을 간직한 사형수(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2006), 혼돈 속에 사는 천재 소설가(M. 2007), 목소리만 나오는 유괴 살인범(그놈 목소리. 2007)이었다.

작가주의적 실험을 감행한 'M'을 제외하면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친 작품은 없었다.

그리고 오락 영화에서 최고의 장기를 발휘하는 최동훈 감독을 만나 천방지축 악동 도사 전우치가 되어 다시 돌아왔다.

조선 거리와 신선계, 현대의 서울 하늘을 붕붕 날아다니며 도술로 장난도 치고 여자도 꾀는 전우치는 그동안 강동원이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모습이지만 어느 때보다 잘 어울렸다.

작정하고 선택한 오락 영화였고, 놀이기구 타는 것도 싫어하는 그가 타고난 운동 실력과 힘들게 익힌 무용 감각으로 최고의 와이어 액션을 선보여 칭찬을 받았다.

악동 도사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 낸 것과 동시에 한층 성숙해진 강동원도 볼 수 있었다.

그는 영화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했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일하는 사람이고 과정이라고 했다.

"제일 행복할 때는 모든 게 딱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이 들 때예요. 저 혼자 실컷 멋 부리면서 했는데 스태프들이나 현장 분위기가 안 좋으면 이상하잖아요. 그렇게 해서 결과만 좋으면 뭐하겠어요."

출연 배우도 많고 대기 시간이 길다 보니 배우들끼리 수다를 떠는 시간도 많아졌다. 거기서 강동원은 좀 더 편하게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도 배웠다.

"일을 하면서 생각했던 것과 다른 점이 많았고 많이 부딪혔어요. 그러다 보니 제가 어두운 성격인 것처럼 인식됐나 보더라고요. 원래 전 긍정적이고 밝은 편이에요. 말은 별로 없었는데 '전우치' 하면서 좀 많아지긴 했죠."

'전우치'에서는 화담 역을 맡은 김윤석과 대결을 벌였고 바로 이어진 '의형제'에서는 송강호와 호흡을 맞췄다.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꼽히는 두 선배와 연달아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

한참 후배인 그로서는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강동원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최고의 선배들과 연속으로 만나게 됐네요. 그런데 제가 위축되는 성격은 아니에요. '내가 어차피 이거밖에 안 되는데 어쩌겠나' 해요. 부딪칠 땐 그렇게 부딪쳐요. 긴장하면 더 안 될 텐데요, 뭐."

혼자서 캐릭터를 붙들고 고민하며 힘들어할 때 송강호가 '네 나이 때 나는 너만큼 하지 못했다'라며 건넨 위로가 "빈말일지언정 정말 고마웠다"고 했다.

술을 즐기는 선배들 덕에 술자리의 재미도 알게 됐고, 인생 상담도 많이 했다.

"'전우치' 촬영 끝나고 다 같이 제주도 여행을 갔다 왔어요. 무박 3일이었죠. 아침 7시까지 술을 드시고 10시에 다시 배 타러 나가시는 거예요. 낚시해서 그걸 회 쳐서 또 소주 마시고. 어휴…."

그는 "예전보다 술을 편하게 마시고 혼자 있어도 가끔 생각이 날 정도로 즐기게 됐다"며 "송강호 선배와는 일주일에 7일 정도 적당히 마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후반 작업 중인 차기작 '의형제'는 '영화는 영화다'로 데뷔해 주목받은 장훈 감독의 작품이다.

강동원은 배신자로 낙인 찍혀 버림받는 남파 공작원 지원 역이다. 작전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가정보원에서 파면당하는 한규 역의 송강호와 맞붙는다.

강동원은 이 영화가 '액션'보다는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전우치' 막바지 촬영 중에 '의형제' 대본을 받았어요. 개인적으로 힘들기도 하고 정서적으로 안 맞는 면이 있는 것 같아서 처음엔 안 하려고 했죠. 그래도 송강호 선배가 선택한 거니까 뭔가 있겠지 하는 생각에 감독님을 뵙고 결정하자 했어요."

그래서 감독을 만났고 말이 잘 통한다고 느꼈으며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감독은 "저 믿고 하시죠"라고 했고, 강동원도 그 자리에서 "알았어요"라고 답했다.

'의형제'가 2월 개봉하고 나면 바로 다음 작품 촬영에 들어간다. 스릴러라고만 귀띔했고, 조금은 어두운 작품이라고 했다.

데뷔 초 세 편의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TV 드라마는 장르에 한계가 너무 크다"며 더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언제나 거창한 목표 같은 건 없어요. 그저 '항상 머무르지 말고 발전하자'라는 게 목표라면 목표예요."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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