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직후 터진 광우병 파동으로 위기에 맞닥뜨렸던 여권은 2009년 들어 '서민·중도·실용'이라는 화두를 선점하면서 반전을 이끌어 냈다.
한나라당은 4.29 재보선에서 '5 대 0'이라는 참담한 패배를 당하자 휘청거렸다.
곧바로 당내에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비롯한 쇄신 요구가 거셌고, 동시에 청와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타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결국 서거정국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20% 초반까지 곤두박질쳤고, 170석에 달하는 한나라당의 지지율 역시 속수무책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6월 라디오 연설에서 언급한 '근원적 처방'이 친서민이라는 키워드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서서히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한나라당이 '부자정당'의 이미지 탈피에 안간힘을 쏟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다.
이 대통령은 틈만 나면 친서민·중도 실용을 강조하고 재래시장을 찾는 등 이를 실천에 옮기는 데 주력했다.
지난 11월 말 TV를 통해 생중계된 '대통령과 대화'에서도 소액금융지원(미소금융)과 보금자리 주택 등을 강조하고, 12월에는 대선 선거광고에 출연했던 '욕쟁이 할머니'가 운영하는 포장마차를 깜짝 방문해 막걸릿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여기에 정몽준 대표는 9월 취임 직후 새벽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한 데 이어 12월 취임 100일을 맞아서도 용산구에서 새벽 청소자원봉사를 하는 등 이 대통령의 친서민 행보와 궤를 같이했다.
강명순 고승덕 의원 등 73명의 초선 의원을 주축으로 구성된 '빈곤없는 나라 만드는 특위'가 지난 8월 한여름 민생현장을 파고들었고, 연말에는 당 여성위를 중심으로 전국 16개 시도당에서 일제히 소년소녀 가장과 독거노인을 포함한 소외계층에 연탄을 배달하면서 친서민 행보에 힘을 보탰다.
여권이 총체적인 친서민.중도의 드라이브를 펼치는 형국이 연출된 것으로서, 이 같은 움직임의 결과는 지지율 변화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친서민 행보와 맞물려 경제도 조금씩이나마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12월 들어 이 대통령에 대한 일부 여론조사 지지도가 45%를 넘었고, 여당에 대한 지지도 역시 30%로 회복됐다.
특히 신종플루 극복에 정부와 여당이 총력을 기울이고, '조두순 사건' 이후에는 발 빠르게 아동 성폭력의 예방 및 처벌 대책을 강화한 것 등은 호응을 받았다. 또 한나라당이 사교육 극복 방안으로 외국어고 폐지 방안을 들고 나오는 등 국정 어젠다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년 전국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의 친서민·중도강화 기조는 새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 정부의 기조는 중도실용·친서민 정책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당의 뒷받침은 변함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당이 국정 운영의 한 축으로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정책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서민행복추진본부(본부장 정병국)는 새해 예산안에 신규 또는 증액해 반영해야 할 결식아동 급식지원과 노인장례비 지원, 저소득층 경로당 난방비 지원을 비롯한 '10개 친서민예산'을 발표하고 관철을 다짐했다.
그러나 내년 복지 예산을 사상 최대인 81조 원 규모로 편성하는 동시에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당분간 확대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로 함에 따라 국가 부채가 급속히 늘어나게 된 점은 해결 과제로 남았다.
한 의원은 "국가부채의 급증세가 지속돼 지난 해 말 현재 1천 439조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라면서 "정부의 씀씀이를 줄이고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정비를 하지 않을 경우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여권, '중도·친서민·실용' 정치에 드라이브
[2009 정치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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