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틀을 새로 짠 문화정책이 하나 둘 구체화하기 시작한 한해였다.
정부는 문화정책의 목표를 '품격있는 문화국가, 대한민국'으로 설정하고 '선택과 집중', '사후 지원', '간접지원' 등을 지원 원칙으로 제시하면서 정책을 추진했고 콘텐츠 산업 육성과 문화 향유층 확대에도 정책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에 따라 콘텐츠의 융합 추세에 맞춰 5개 콘텐츠진흥기관을 한국콘텐츠진흥원이라는 이름으로 통합하면서 원소스멀티유즈(OSMU) 시대의 핵심 콘텐츠를 집중 육성하기 위한 기반을 갖췄다.
특히, 한국이 미국의 지적재산권(IPR) 감시대상국에서 제외된 점은 저작권 보호 강화 정책의 결실이라는게 문화체육관광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좌우 갈등의 뿌리는 깊어 잠재된 갈등이 간간이 외부로 분출되기도 했다.
◇문화도 산업…콘텐츠 육성
새 정부가 콘텐츠 진흥 정책을 문화체육관광부로 일원화하고 핵심 문화콘텐츠 집중 육성을 국정 과제로 선정한데 따른 후속 정책이 줄을 이었다.
우선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한국게임산업진흥원, 문화콘텐츠센터,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디지털콘텐츠사업단 등 5개 콘텐츠진흥기관이 5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됐다.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게임 등 콘텐츠 제작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활성화하기 위한 콘텐츠 완성보증제도도 도입됐다.
게임기업 인큐베이션, 글로벌 서비스 구축, 차세대 게임인력 양성 등을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게임허브센터도 6월 개원했다.
문화부는 이 센터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2012년까지 차세대 게임기업 300개 인큐베이팅, 차세대 게임개발 전문인력 2천명 육성, 차세대 게임 2억5천만달러 수출 등의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게임산업 수출은 지난해 이미 10억9천386만달러로 전년보다 40.1% 증가하는 등 우리나라가 '종주국'으로 불리는 온라인 게임을 중심으로 계속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게임뿐 아니라 '한류'로 상징되는 우리 문화 콘텐츠의 산업화 잠재력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EBS에서 선보인 애니메이션 '뚜바뚜바 눈보리'는 9월부터 미국 공중파 방송인 CBS에서도 방영돼 한미 동시 방송이라는 기록을 세웠으며 냉장고 속 소시지가 원숭이로 변한 '코코몽' 캐릭터는 지난해 첫선을 보인 뒤 50여개 라이선스를 통해 140여종의 제품이 출시되면서 캐릭터 매출로만 300억원을 거뒀다.
◇ 결실을 보기 시작한 정책
미국이 교역 상대국을 상대로 1989년부터 매년 발표해온 지적재산권(IPR) 감시대상국 리스트에서 처음으로 한국이 빠졌다.
이와 관련,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4월말 '2009년 스페셜 301조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지재권 보호 시스템의 개선에 우선순위를 두고 정책 노력을 기울여 지난해 상당한 개선을 이룬 점을 인정했다.
20년간 '우선감시대상국' 또는 '감시대상국'으로 분류되며 지재권 분야에서는 우량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다가 이 리스트에서 드디어 탈피한 셈이다.
인터넷 불법 복제·전송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저작권법을 개정하고 '서울클린 100일 프로젝트' 등 새 정부들어 저작권 보호 노력을 강화한데 따른 것이라는게 문화부의 판단이다.
또 장르 이기주의, 표피적인 심사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아 온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조직과 지원체계도 전면 개편했다.
'선택과 지원', '사후지원' 원칙에 맞게 전문심의관제를 시범 도입했으며 문화예술위가 임차한 대학로 소극장인 원더스페이스의 동그라미 극장의 대관료를 낮춰 공연 예술인에게 빌려주는 등 '간접지원'도 강화했다.
문화 공간의 확대도 꾸준히 진행됐다. 대표적으로는 국립디지털도서관이 6월 개관했으며 옛 명동국립극장을 리모델링한 명동예술극장도 같은 달 문을 열었다.
기무사 터에 들어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국군지구병원 부지까지 포함해 2012년 11월까지 연면적 3만3천㎡ 규모로 건립하는 내용의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2008년 수원 못골시장에서 시작된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문전성시) 프로젝트'도 좋은 반응을 얻어 2009년에는 서울 수유마을시장, 목포 자유시장 등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잠재된 갈등은 넘어야할 난관
문화부의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대한 감사에서 각종 업무 미비 사항 12가지가 적발되고 황지우 당시 총장도 관련된 사안이 지적되자 황 총장은 5월에 사표를 냈고 결국 수리됐다.
이를 둘러싸고 참여정부 코드인사에 대한 물갈이 인사가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고, 실제 당시 황지우 총장은 "전형적인 표적감사"라고 반발했다.
작년 3월 유인촌 장관이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참여정부에서 임명된 산하 기관ㆍ단체장들을 '물갈이'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실제 김정헌 당시 한국문화예술위원장과 김윤수 당시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줄줄이 낙마한데 것과 맥락이 같은 조치라는 시선이었다.
문화부는 정기적인 성격의 감사였고 이에 따른 감사 처분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좌우 대립에 의한 불신이 문화예술계에 잠재돼 있는 현실을 보여줬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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