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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에 드러난 이란 대학생의 고뇌

이란에서 지난 7일 '학생의 날'을 맞아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지켜본 한 이란 대학생의 고뇌에 찬 일기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AP 통신은 이란의 지난 7일 시위를 전후한 3∼9일 테헤란 알라메흐 타바타바이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는 한 학부생이 기록한 일기를 13일 소개했다.

이름은 공개되지 않고 나이만 20세로 알려진 이 학생은 시위를 전후한 시기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기록해달라'는 AP 통신의 요청에 따라 일기를 썼다고 이 통신은 밝혔다.

이 학생의 일기에는 개혁 요구를 억압하는 이란 정부에 대한 젊은 지식인의 저항과 비판 의식, 이란 개혁파의 진로에 대한 고민 등이 담담한 문체 속에 묻어나고 있다.

이 학생은 시위참가 전력 때문에 정학 처분이 내려진 상태임에도 캠퍼스 안팎에서 행동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용기있는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3일자 일기에서  "오늘은 학내 경찰로부터 조심하라는 경고를 받았다. 어제는 알리레자 자카니 의원이 대학에서 연설하는 것을 친구들과 함께 저지했다. 그는 미르 호세인 무사비(개혁파 지도자)가 이야기를 날조하는 데 능숙할 뿐이라고 주장했다"고 썼다.

6일에는 "밤 10시에 발코니로 나가 '신은 위대하다',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쳤다"고 기록해 야간에 옥상에서 구호를 외치며 시위에 동참했음을 보였다.

그러나 '학생의 날'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7일에는 "오늘은 내가 젊고 열정에 차 있음을 상기시켜주는 날"이라면서도 당국의 강경 진압이 예상되자 "단 하루를 위해 너무 큰 대가를 치르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며 시위에는 불참했다.

그는 이날 밤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지자 시위 장면을 찍은 여러 개의 동영상을 보고는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가 커졌으며 이는 학생운동과 '녹색운동'의 위기"라며 걱정하기도 했다.

8일에는 "이란 개혁파가 분열되지 않으려면 무사비의 사상의 강한 끈을  붙잡아야 한다. 이는 그의 말을 다 받아들이자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노선을 따르자는 것" 이라며 개혁파의 진로를 제시했다.

이 학생은 그러나 4일 일기에서는 "영어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정학  상태일 때 영어를 공부해두면 교육에 대한 권리도 박탈하는 이런 나라를 떠나버릴 수 있을테니까"라며 험난한 개혁 운동 앞에서 고뇌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그러나 등교를 재개하게 된 9일에는 최근 감옥에서 풀려난 친구를  환영하는 저녁 모임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정치적인 스터디 그룹을 만들기로 했다며 다시금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출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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