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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가벼운 입' 신뢰손상 자초"

후텐마기지.정치자금.신규국채 놓고 발언 '오락가락'

"하토야마 총리의 가벼운 입이 신뢰성 저하를 불러왔다."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가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 이전 문제, 자신의 정치자금 의혹 문제, 내년도 국채 발행액 등 현안에 대해 자주 말을 바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1일 '총리의 발언에 신중함이 결여돼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잦은 말 바꾸기로 스스로 궁지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최근의 사례는 미.일 관계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간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기노완(宜野彎)시에 있는 주일미군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와 관련된 발언이다.

"기후변동이라는 큰 틀의 논의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간단한 이야기는 아니다." 하토야마 총리가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이던 지난 10일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사흘 전 후텐마 비행장 이전을 둘러싼 미.일 간 갈등이 비등하자 이달 18일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제15회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15)' 정상회의 기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서 일본의 입장을 전하겠다던 발언을 스스로 철회한 것이다.

그는 당시 후텐마 비행장 이전과 관련한 정부의 방침도 정상회담 때까지는 정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하토야마 총리는 정상회담이 불발되자 "연내에 어떤 방침으로 갈지 결정 하고 싶다"고 결론의 시점도 '연내'로 슬쩍 미뤘다.

후텐마 비행장 문제는 자민당 정권 시절인 2006년 미.일 정부 간에 2014년까지 같은 현 나고(名護)시의 주일미군 슈와브 기지로 이전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지난 8.30 총선 과정에서 후텐마 비행장의 오키나와 현외 또는 국외 이전을 주장했던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 9월 취임 이후에도 종전 합의 재검토 방침을 밝히면서 이 문제가 양국 간 현안으로 부상했다.

이후 이 문제를 한없이 키운 것도 하토야마 총리 자신이었다.

그는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나를 믿어 달라"고 말했지만, 바로 다음날 "백지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말하는 등 입을 열 때마다 조금씩 말을 바꿨다.

이는 결국 그에 대해 "배신자"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 ´제15회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라는 미국 내 성토를 불러왔다.

일본 정부 내에서도 하토야마 총리가 발언을 하면 "저건 또 무슨 소리냐"는 냉소적인 말들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관련 언급도 외교적 통로를 통해서 조정도 하지 않은 채 총리가 불쑥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측은 공식 제의도 들어오기 전에 '거부' 입장을 밝혔고 머쓱해진 하토 야마 총리는 "회담 신청도 안했다"고 머리를 긁어야 했다.

이러는 사이 각료들도 덩달아 튀는 발언을 하고 있다.

최근 기타자와 도시미(北 澤俊美) 방위상은 사민당이 후텐마 비행장 이전지로 거론하는 괌을 시찰한 뒤 "정부 간에 협상할 것도 아니며 국내에서 방향성이 정해진 것도 아니다"라고 '이전 불가론'을 설파했다.

이는 국내 정치 상황을 이유로 미국보다 사민당을 존중하겠다는 노선을 취하고 있는 하토야마 총리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다.

이에 정부 대변인격인 히라노 히로후미(平野博文) 관방장관은 기타자와 방위상 에게 급히 전화를 걸어 "발언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주의'를 당부하는 등 진화에 나서야 했다.

정치자금 문제에 대한 하토야마 총리의 대응도 거의 아마추어 수준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그는 지난 10일 세계적인 타이어 업체인 브리지스톤 창업자의 딸인 모친으로부 터 받은 자금에 대해 "법에 비춰 내야 할 것(세금)이 있다면 당연히 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에서 증여로 판정될 경우 이에 따른 수정 신고 절차를 거치고 증여세도 내겠다는 말이다.

이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그는 "아는 범위에서 모두 설명했다"고 강조해 왔다.

자신의 정치자금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모두 해명했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검찰 수사 및 언론 보도에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그는 종전 발표 내용을 정정하거나 추가설명을 하면서 해명해야 했다.

일각에서는 "정치자금 문제는 언젠가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말들까지 나오고 있다.

2010 회계연도의 신규국채 발행액을 44조엔 이내로 억제하겠다는 발언도 그의 발목을 잡았다.

재무성 등에서는 세수감소 등을 들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표명했지만 하토야마 총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히라노 관방장관은 10일 기자회견에서 "하토야마 총리의 발언 이후 두바이 충격 등 변수가 생겼다"면서 신규국채 44조엔 억제 방침이 불가능함을 인정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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