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동안 '신동'이라는 수식어를 떼내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는데, 쉽지가 않네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28.한국명 장영주)에게는 '신동'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9살 때 미국 뉴욕의 링컨센터에서 열린 뉴욕 필하모닉의 신년 음악회를 통해 세계무대에 공식 데뷔해 붙은 이 수식어는 데뷔 20년이 지나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사람들의 뇌리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고국 무대에서 리사이틀을 펼치기 위해 내한한 사라 장은 7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동'이라는 말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했는데, 한번 붙은 수식어는 쉽게 없어지지 않더라"며 "이름 앞뒤에 붙은 레이블(꼬리표) 없이, 좋은 음악가로 기억되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신동'이라는 수식어가 나쁜 것은 아니긴 해요. 사실 처음 알려지기 시작할 때는 좋은 효과를 내기도 하고요.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결국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무대에 섰을 때 지휘자와 다른 연주자들이 '신동'을 떠올리기보다는 음악적 협력자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10년 만에 성사된 사라 장의 내한 리사이틀은 안산(11일)을 시작으로 대전(12일), 창원(14일), 수원(17일), 전주(19일), 광주(21일), 구미(22일), 의정부(24일), 제주도(26일), 서울(28일) 등 전국 10개 도시에서 펼쳐진다.
그는 "오케스트라와 교감하며 협주곡을 연주하는 것을 워낙 좋아해 제 연주의 대부분은 협연"이라며 "리사이틀도 3년에 한 번쯤은 하는데, 그동안은 연주 일정이 유럽과 미국에 집중돼 있어 아쉽게도 한국은 자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오면 집에 온 느낌이 들어요. 따뜻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연주할 수 있거든요. 이번에는 특히 그동안 갈 기회가 없었던 도시들을 갈 수 있어서 더 기대됩니다. 할아버지와 사촌들이 살고 있는 이곳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는 것도 기쁘고요."
이번 연주회에서는 줄리어드 음악원 동창인 피아니스트 앤드류 폰 오이엔과 호흡을 맞춰 브람스의 '바이올린소나타 3번', 프랑크의 '바이올린소나타 A장조', 그리스계 미국 현대 작곡가인 테오파니디스의 '판타지' 등을 들려준다.
미국의 주요 오케스트라와 두루 협연한 앤드류는 1999년 길모어영 아티스트 어워드를 수상한 촉망받는 피아니스트다.
"사실 그동안 리사이틀을 자주 하지 않은 이유가 반주자가 아닌, 동등하게 교감할 수 있는 피아니스트를 찾지 못해서이기도 했거든요. 앤드류와는 학교 때부터 마음이 잘 맞는 절친한 친구이기도 하고, 서로의 음악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어 좋은 무대를 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날 자리를 함께한 앤드류도 "오랫동안 알아온 친한 친구와 함께 연주하게 돼 기쁘다"며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균형을 이루며 풍부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화답했다.
사라 장은 이번 연주회를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곡으로 꾸민다고 말했다.
"프랑크의 작품은 모든 바이올린소나타 가운데 제가 가장 사랑하는 곡이고, 브람스 3번은 브람스의 바이올린소나타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또, '판타지'는 테오파니디스가 저를 위해 헌정한 곡이고요. 현대곡이지만 난해하지 않고, 멜로디가 아름다워요. 작곡자가 곡을 쓰는 도중에 딸을 낳아서 그런지 서정적이고, 다정한 느낌이 강하죠."
그는 "바쁘게 살다 보니 연주 인생이 벌써 20년이 된 줄 몰랐다"며 "9살 때부터 EMI에서 녹음을 시작한 이래 한 회사에서, 같은 팀과 꾸준하게 작업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음악계에서 이런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거든요. 특히 이번에 나온 음반은 제가 음악적으로 너무나 원했던 작품을 담아서 더 애정이 갑니다. 선곡부터 표지까지 제가 가장 많이 관여한 음반이기도 하고요."
지난달 발매된 사라 장의 18번째 음반에는 브람스의 '바이올린협주곡'과 브루흐의 '바이올린협주곡 1번' 등 협주곡 두 곡이 담겨 있다.
독일을 대표하는 두 작곡가의 작품을 독일 출신의 지휘자 쿠르트 마주어가 지휘하는 드레스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해 독일의 음악적 전통을 잘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라 장의 서울 연주회는 28일 저녁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6만-16만원. ☎02-541-6235.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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