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영상 하면 일단 움찔하게 됩니다. 10대들의 동영상은 더 합니다. 초등학생 폭행에 이어서 이번에는 노숙자들을 괴롭히는 동영상입니다.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10대들의 동영상 문화, 한승구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달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입니다.
10대 청소년 3명이 서울역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길에 누워 있는 노숙자에게 다가가 슬리퍼로 내려치고는 웃으며 달아납니다.
잠시 뒤 또다른 노숙자에게 다가가는 아이들.
[슬리퍼로 때리고 도망가겠습니다.]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세지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4명 모두 입건됐습니다.
노숙자와 시비가 붙어 때렸는데 한 번 해보니 재미있어 아무 상관없는 다른 노숙자도 때리고 촬영했다는 겁니다.
이보다 한 달 앞서 청소년들이 길가던 초등학생을 아무 이유없이 걷어차고 달아나는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인터넷에는 학교 폭력이나 동물 학대를 담은 동영상과 글이 넘쳐납니다.
전문가들은 1차적으로 10대들의 과시 욕구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예전의 일기처럼 미니홈피나 블로그를 관리하면서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와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점점 더 자극적인 영상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김호기/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려고 하는 다소 자기 과시적인, 다시 말씀드리자면 자기 표출적인 욕구가 두드러진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것이 동영상을 찍어서 어떤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게시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10대들 사이에서 동영상을 촬영하고 인터넷에 올리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일상생활부터 시작해서,
[재미있는 거 있을 때 동영상으로 같이 찍고 그러고 놀아요. 인터넷에 올리고 친구들끼리 보고 그래요.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기도 하고.]
심지어는 학교 폭력까지도 이들에겐 촬영 대상입니다.
[싸우는 거 찍는 건 많이 봤어요. 학원에서 찍은 아이는 봤고요. 누구 한 명 왕따시키는 거요.]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조사결과 동영상이나 사진 등 UCC를 직접 만들어 봤다는 10대 청소년이 이미 2007년에 50%에 육박했습니다.
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일 미국의 13세 소녀는 상반신 노출사진이 또래 아이들에게 공개돼 끝내 자살하는 사건도 빚어졌습니다.
동물 학대와 학교 폭력 등 10대들의 잔인하고 가학적인 영상들은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는데 인터넷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은 부족했다는 지적입니다.
[이경화/학부모정보감시단 대표 : 어떤 건 표현해도 좋은 것이 있고 어떤 건 표현할 때 이게 굉장히 안 좋은 것이다,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서 표현해야 되는데 그것에 대한 교육이 아직까지 미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얘기죠.]
정부가 10대들의 폭력 동영상 유포 방지 대책을 발표한 게 지난 달 11일.
불과 보름 여 만에 노숙자 폭행 동영상이 퍼졌습니다.
금방 해결될 문제는 아니란 얘기입니다.
동영상을 촬영한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교육하고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온라인 윤리 교육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폭력·가학' 난무…10대 동영상 문화 이대로 괜찮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