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촛불로 겨울 버티다가…한순간에 잿더미 '절망'

<8뉴스>

<앵커>

형편이 어려워 난방대신 촛불로 겨울을 버티던 80대 할머니가 화재로 전세방을 잃어서 거리에 나앉을 처지가 됐습니다.

이 안타까운 사연을 이호건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어제(3일) 저녁 서울 미아동에 있는 낡은 단독주택이 불길에 휩싸여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불이 난 집에는 84살 인중환 할머니가 홀로 세들어 살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추위를 이기려고 촛불을 켰는데 이 촛불이 넘어지면서 화마로 변한 겁니다.

돈이 없어 고장난 연탄 보일러를 고치지 못하고 다른 난방 기구도 사지 못했습니다.

[인중환(84)/화재 피해자 : 추운 건 말도 못하죠. 그러니까 촛불을 켜고, 초도 아끼느라 사용하다 남은 부스러기를 또 올려놓았죠. 덜 닳게 하느라고…]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지원되는 월 40여만 원의 보조금으로 근근히 끼니만 해결해 왔던 인할머니는 어제 화재로 당장 몸을 누일 곳이 없어졌습니다.

60년 전 자녀도 없이 남편과 사별했고, 동생들은 외국에 나가 연락도 안되는 상황입니다.

[권영희/대한적십자사 송천동 봉사회장 : 보시다시피 거주할 장소가 지금 없으시고요.
친척분들도 외국에 다 계시고, 그래서 특별하게 연락이 닿는분도 안 계시고.]

그나마 전세로 살던 작은 보금자리마저 잃은 할머니는 오늘밤은 병원에서 보내기로 했습니다.

[다 탔네. 몇 천만 원 어치가 다 탔어요. 세간이 ….]

적십자사와 주민센터는 할머니가 지낼 수 있는 곳을 물색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최은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