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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빙자간음죄 헌법소원 찬반양론 팽팽

법무부-여성부 이견…"성자유 침해" vs. "존속가치"

혼인빙자간음죄의 위헌성 여부를 놓고 10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띤 공개변론에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형법상 혼인빙자간음 조항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임모씨가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의 공개변론에서 임씨 대리인은 "진실을 전제로 한 혼전 성교의 강제는 도덕과 윤리의 문제에 불과할 뿐 아니라 형법이 개인의 사생활 영역까지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해관계인으로 의견을 낸 법무부와 여성부도 입장이 엇갈렸다.

법무부는 관계자는 "이 조항이 다소 가부장적인 것처럼 보일지라도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며 "엄연히 피해자가 있는 현실에서 도덕적 영역에 관여한다고 해서 곧바로 위헌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여성부는 이날 변론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고 혼인빙자간음죄가 위헌이라는 취지의 서면 의견서만 냈다.

여성부는 의견서에서 "혼인빙자간음의 객체를 '부녀'로 한정한 것은 부녀를 의사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존재로 비하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어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런 미묘한 상황을 두고 김종대 재판관은 "두 부처의 이견이 어떻게든 일치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는 개인적 견해를 피력했다.

임씨 측 참고인으로 나온 서울대 조국 교수는 "혼인빙자간음죄는 가부장적·도덕주의적 성이데올로기를 강제하며 이를 따르지 않는 시민에게 형벌을 가해 형법의 보충성 원칙을 거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편 참고인인 고려대 김일수 교수는 "남녀 사이의 성적 피해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현실을 고려하면 혼인빙자간음으로 침해될 여성의 성적 자기 결정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리는 부당하다"고 말했다.

김 재판관은 "여성에 대한 특별한 보호 필요성이 있고 적지 않은 국민이 이 죄의 존속에 동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당장 위헌 결정이 나면 순기능이 일거에 소멸될 수 있는 게 아니냐"라고 물었고 임씨 대리인은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목영준 재판관은 "혼인빙자간음죄의 보호법익은 여성의 정조인데 남녀평등의 원칙상 남성도 보호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고 물었고 법무부 측은 "이론상으로는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도 있을 수 있으나 실제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앞으로 개정안이 나올 때 국민 여론을 수렴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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