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빙자간음죄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26일 판결에 여성계는 남녀평등의 원칙과 변화한 시대상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여성부는 "혼인빙자간음죄는 의사 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존재로 여성을 비하하고, 남녀평등의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실효성도 없는 법 조항"이라며 "헌재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여성부는 지난 9월 "혼인빙자간음의 객체를 '부녀'로 한정한 것은 부녀를 의사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존재로 비하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어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담은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한 바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시대 변화에 비해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판결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한해 기소되는 사람이 3-4명에 불과하고, 처벌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 혼인빙자간음죄는 이미 사회적으로 사문화한 법"이라고 지적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은 "그럼에도 이번에도 혼인빙자간음죄 폐지를 둘러싸고 해묵은 존폐 논란이 일었다"며 "이는 여성을 보호,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이 얼마나 뿌리깊은 지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이어 "그렇다고 혼인빙자간음죄 폐지는 현실적으로 여성이 남성과 성적으로 동등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실현됐기 때문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아직도 여성의 성적 지위가 낮은 것은 사실이며, 이 문제를 실질적으로 없애나가기 위한 대안을 모색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헌재가 국민의 법 감정과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판결했다고 본다"며 "헌재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전문위원은 "이제 더이상 혼인빙자간음죄가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국민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결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그러나 "아직 사회적으로나 가정 내에서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위치라 보기 어렵고, 성문화가 남용될 소지가 있는 만큼 (여성을 보호할 수 있는)후속 조치들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조진우 여성부 정책총괄과장은 "피해 경험이 있는 여성들은 혼인빙자간음죄가 최소한의 울타리 역할을 한다며 법 폐지를 반대하기도 했다"며 "상담 제공, (혼인빙자 사기사건에 대한)민사 소송 지원 등 피해 여성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여성계 "혼빙간음죄 위헌 판결 환영"
피해자 실질적 돕는 보완책 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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