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엎는 배추를 바라보니 눈물밖에 안 나오네요."
24일 강원 춘천시의 배추 주산지인 서면 일대 밭에서 산지 폐기되는 가을배추를 바라보는 한 농민의 푸념섞인 목소리다.
최근 배추가격이 크게 떨어지자 이날 한 농민이 농협과 계약재배를 통해 키운 배추를 트랙터로 갈아엎었다.
전국에서 배추가 쏟아지는 시기와 겹치면서 출하시기를 놓친데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가격안정을 위해 산지 폐기가 결정된 탐스런 배추는 트랙터가 지나가자 순식간에 널브러져 산산조각 이 났다.
비록 농협 등에서 산지폐기에 따른 지원금으로 10a(약 1천㎡) 당 50만5천원(최저보장가격)이 지급되지만 농민들의 텅 빈 마음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낮은 가격이다.
게다가 계약재배를 하지 않은 농민들의 경우 판매가 되지 않아 출하를 포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대로 버릴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배추가격은 최근까지 10kg들이 그물망 1개당 4천~5천원 선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생산가에도 못미치는 3천원대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이마저도 유통과정을 거쳐 농민 손에 들어오는 것은 그물망 1개당 1천원대라는 것.
이처럼 가격이 폭락하자 서면 일대 밭에는 출하를 포기한 배추가 곳곳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모습이다.
트랙터 칼날에 뭉개지는 배추를 바라보던 농민 김선충(70) 씨는 "비료 1포대(20kg) 값 1만2천원에 인건비 등을 쓰고 나면 3.3㎡당 3천원대는 나와야 하는데 3.3㎡당 1천680원인 셈인 지원금은 턱없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이재영(63.서면) 씨는 "3.3㎡당 약 배추 9포기가 나오는데 포기당 500원도 하지 않아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가격이 떨어졌다"며 "작황이 좋은 남쪽 배추의 출하시기와 겹친데다 최근 유행하는 신종플루로 인한 소비 감소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춘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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