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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의 변신-스트레스를 잡아라

광어는 고단백, 저지방인데다 쫄깃쫄깃하고 소화도 잘 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횟감으로는 단연 인기죠. 그런데 이 광어는 성질이 까탈스러워서 한동안 양식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그런데 20여년 전 우리나라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광어양식에 성공해 우리 국민들의 회문화 저변확대에 상당한 기여를 해 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연산 광어는 바닥에 닿는 배부분이 백옥처럼 하얗지만, 양식 광어는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배언저리에 검은 줄이 생긴다는 것이죠. 전문용어로는 이를 흑화(黑化)현상이라고 한다는 군요. 아무튼 이렇다 보니 육질이나 영양면에서도 전혀 차이가 없는데 자연산은 마리당 10만 원 이상을 호가하고, 양식은 절반이 5~6만 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보다 10여년 앞서 광어 양식에 성공한 일본도 아직까지 검은 띠의 정체를 알지 못하고 있는데, 최근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에서 이것이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사람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얼굴에 여드름이 생기거나 몸에 부종이 생기는데 같은 맥락이라는 군요. 원인을 알면 당연히 해결책도 있는 법!. 국립수산과학원이 세계 최초로 이런 검은 띠가 생기지 않는 광어양식에 성공했습니다.

먹이나 주변 환경과 수질 등 양식환경을 꼼꼼히 체크해 검은띠 DNA가 발현되지 않도록 가능한 자연상태와 비슷하게 했다는게 과학원 측 설명인데, 현재 국제특허를 출원 중이라 자세한 양식방법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광어의 검은 띠가 스트레스 때문이고, 우리국민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자연산에 가까운 광어를 먹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은 양식업을 하는 어민들뿐 아니라 우리 국민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 광어는 국내 양식어류 중에서는 단연 1위입니다. 2008년 기준으로 전체 국내 어류양식량 9만9천톤 가운데 47%인 4만6천톤이 광어양식입니다. 이 가운데 4천톤 정도는 일본으로 수출되는데 수산과학원측은 아직 일본도 해결하지 못한 검은띠를 제거한 만큼 앞으로 국내뿐 아니라 일본으로의 양식광어 수출전망도 아주 밝다고 하는군요.

과학원 측은 이번에 개발된 광어양식 기술에 대한 특허출원이 끝나는 대로 양식 어업인에게 이 기술을 널리 보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특허라는 게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빠르면 1년 늦어도 2년안에는 어민들에게도 보급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일부에서는 이렇게 되면 양식광어를 자연산이라고 속이는 일이 발생하지 않겠냐고 우려하기도 합니다만, 육질이나 영양면에서 전혀 차이가 없고 그동안 외형상 구분이 확연해 지나치게 비쌌던 자연산 광어값이 오히려 내려갈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무엇보다 서해수산연구소의 오랜 수고 끝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광어를 먹을 수 있는 날이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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