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23일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서 대우건설과의 '동거'는 사실상 청산단계로 접어들었다.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것은 3년 전인 2006년 11월.
당시 초대형 M&A 시장에 뛰어들어 유수의 입찰 경쟁자들을 제치고 최대 매물이었던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하면서 금호아시아나는 재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대우건설 인수는 이듬해 대한통운 인수로 이어졌고, 금호아시아나의 재계 순위도 11위에서 8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금호아시아나는 계열사로 건설업계 선두권에 포진한 대우건설과 10위권인 금호 건설을 동시에 거느리면서 건설그룹으로 발돋움하는 듯했다.
더욱이 대우건설은 3년 동안 7천억원이 넘는 그룹 공사를 수주하며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덩치가 큰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연이어 인수하면서 불거진 '승자의 독배' 논란은 지난해 불어닥친 미국발 금융위기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두 회사 인수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금고는 바닥이 나고, 대우건설 인수 당시 재무적 투자자들과 맺은 풋백옵션은 금호아시아나의 목을 죄는 괴물로 성장했다.
풋백옵셥에 따라 올 12월15일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3만2천513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재무적 투자자들의 지분 39.6%를 차액을 보전해 되사주기로 했지만, 주가는 야속하게도 계속 뒷걸음질해 23일 종가 기준으로 1만 3천900원으로 밀렸다.
금호아시아나는 다른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자구 노력을 했으나, 여의치 않았고 지난 6월에는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약정을 체결했다.
이후에도 대우건설을 지키기 위해 다른 투자자들을 물색하는 등 막바지까지 노력했지만, 결국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것 외의 뾰족한 묘수를 찾는데 실패했다.
대우건설 인수로 금호아시아나는 3년 만에 최소 1조 5천억 원의 손실(주당 2만원 매각시)을 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인수·합병(M&A)에 잘못 나섰다가는 존망의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는 기업들의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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