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APEC행사를 취재하고 왔습니다.
APEC하면 G20탄생하기 전만해도 가장 영향력있는 지역협력체였는데 이번 행사를 보면서 그 위상의 추락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그렇게 느끼게 된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역시 G20체제의 등장으로 글로벌 현안의 논의가 G20으로 급속한 쏠림 현상이 나타났고 APEC참가국 가운데 상당수가,우리나라를 포함해 G20회원국이라는 점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이번 회의주제가 세계경제위기 극복과 위기뒤 균형 성장을 위한 역내 협력증진 방안이라는 점에서 지난 9월 피츠버그 G20정상회의 논의사항에 대한 지역간 후속조치 수준을 논의하는 장이였다는 점도 큰 이유일 것입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행보도 여기에 한 몫을 했습니다.
토요일 오후에 시작된 첫날 회의에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 방문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정상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붉은 옷 차림의 여성이 있었는데 오바마를 대신해 회의에 참석한 힐러리였습니다.
첫 날 만찬이 시작되기전 으례 APEC하면 떠오르는 행사, 즉 정상들이 개최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그림이 되기때문에 이 행사에 관심을 가집니다.
그런데 이 또한 오바마가 좀 늦을 것 같다는 이유때문에 마지막날인 일요일로 급히 변경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역시 미국 대통령의 힘이 세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려니하고 취재기자들은 저녁을 먹고 프레스센터로 돌아왔습니다.
그랬더니 전통의상 행사를 했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봤더니 늦게 도착한 오바마가 그래도 촬영을 하자고 주장했고 그래서 전통의상행사를 부랴부랴 했다고 합니다.
또 한번의 일이 더 있었습니다. 마지막날 이명박 대통령과 하퍼 캐나다 총리가 회의결과를 종합해 발표하는 랩업시간이 있었습니다.
관례대로라면 두 정상이 회의결과 발표를 할 때 참가국 정상들은 곁에서 발표하는 모습을 지켜보는게 정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오바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역시 다른 일정이 생겨 먼저 자리를 떴습니다.
초강대국으로서 워낙 바쁜 일정으로 움직이는 미국 대통령이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지만 저 멀리 남미에서 한참 걸려 날아온 힘없고 자원없는 나라나 아시아 약소국 정상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가진 자의 배려가 아쉬었습니다.
오바마와 A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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