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대학자 정약용이 사실은 천재적인 탐정이었다?', '죽이고 싶도록 미운 남편들이 한날한시에 죽었다. 그다음은?', '서른두 살 뚱보 노처녀의 막돼먹은 이야기'….
지상파 TV 드라마에서 복수와 출생의 비밀에 얽힌 천편일률적인 이야기가 넘쳐나지만, 케이블 TV 드라마들은 톡톡 튀는 소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출발부터 '지상파 TV와의 차별화'를 모토로 내세운 이들 케이블 드라마는 장르, 소재, 캐스팅 등에서 파격을 보이며 회당 최고 4~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들어 지상파 TV 드라마도 종종 한 자리 시청률을 기록하고, 때로는 5%대 아래로 떨어지는 현상과 비교하면 케이블 TV 드라마의 약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케이블 TV 프로그램은 시청률 1%를 인기의 기준으로 삼는다.
◇ "지상파TV에서는 이런 내용 못하죠"
지난 13일 첫선을 보인 tvN '미세스타운-남편이 죽었다'는 2.01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드라마는 죽이고 싶도록 미운 남편들이 한날한시에 죽어버린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인기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을 벤치마킹하긴 했지만, 우리 안방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미스터리 멜로 장르라는 점에서 신선함을 준다.
tvN은 첫회에서 단숨에 시청률이 2%를 넘자 "기혼여성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발칙한 상상에서 시작된 드라마인 만큼 주 타깃인 30대 여성의 공감을 얻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OCN은 27일부터 매주 금요일 자정 8부작 추리극 '조선추리활극 정약용'을 방송한다.
조선시대 대표적 실학자인 정약용을 학자가 아닌 탐정으로 그린 퓨전 추리극으로, 정약용이 남긴 형벌지침서 '흠흠신서'를 바탕으로 좌천된 정약용이 한 고을에서 일어나는 각종 흉흉한 사건에 맞서 천재적인 탐정으로 활약한다는 상상에서 출발한다.
지난달 16일 시즌 6을 론칭한 tvN '막돼먹은 영애씨'는 서른두 살 뚱보 노처녀 영애씨의 이야기다. 외모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노처녀 직장 여성의 일상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듯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묘사해 장수하고 있다.
'다큐드라마'를 표방한 이 드라마는 다큐멘터리의 사실성과 드라마의 극성을 절묘하게 결합시켜 히트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채널CGV가 선보인 '리틀맘 스캔들'은 10대에 임신과 출산을 한 '리틀맘'을 전면에 내세워 10대의 다양한 문제에 접근했고, OCN의 '여사부일체'는 '두사부일체'의 여성 버전으로 여성 조폭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렸다.
또 OCN의 '메디컬기방 영화관'은 조선시대 방중술과 기생들의 이야기를 다뤘고, tvN의 '맞짱'은 한 평범한 회사원이 형의 린치 사건을 계기로 훈련을 통해 이종격투기 선수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다.
MBC드라마넷의 '하자전담반 제로'는 결혼 정보회사에서 최하위 등급으로 분류된 회원들을 전담하는 커플 매니저 '하자 전담반 제로팀'의 좌충우돌 활약상을 그렸고, tvN의 '하이에나'는 남자판 '섹스 앤 더 시티'였다.
◇ 평균 시청률 1~2%, 회당 4% 넘어서기도
2007년 11월17일 방송된 MBC드라마넷의 '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의 '매분구 살인사건' 편은 시청률 4.33%, 분당 최고 5.17%를 기록하며 케이블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조선 후기 각종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한성 경무청 소속 수사관인 별순검들이 아날로그적인 수사기법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 드라마는 전체 20부 평균 시청률이 2.8%를 기록한 데 힘입어 시즌 2까지 제작됐다.
'여사부일체'는 평균 2.5%, 분당 최고 5%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메디컬 기방 영화관'은 평균 3%에 분당 최고 4.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 2007년 4월 20일 첫선을 보인 '막돼먹은 영애씨'는 시즌 5까지 80여 회를 방송하는 동안 평균 시청률 1%를 넘나드는 인기를 끌었다. 특히 시즌 5는 최고 시청률 2.5%, 평균 시청률 1.8%를 기록했다. 시즌 6도 5회까지 방송된 현재 평균 2.2%의 높은 시청률을 이어간다.
'리틀맘 스캔들'도 16부 평균 시청률 1.13%로 많은 관심을 받았고, tvN '하이에나'도 평균 2%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 "발칙하되, 완성도 높게"..장기적 안목으로 콘텐츠 확보
지상파TV와 마찬가지로 케이블TV에서도 드라마는 채널 이미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콘텐츠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수익이 나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드라마를 제작한다. 또한, 자체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투자의 가치가 크다.
이 때문에 케이블TV 드라마는 지상파 TV에 비해 표현의 수위나 소재에서 자유로운 장점을 살려 발칙함을 최대 무기로 삼되, 지상파 TV에 뒤지지 않는 완성도를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OCN 홍보팀 안애미 차장은 "지상파 TV 드라마나 영화, 미국 드라마는 케이블 채널로 오면 결국 재방송의 개념이지만, 케이블 TV가 자체 제작한 드라마는 케이블 시청자들이 가장 먼저 본다는 의미가 있다"며 "수익성은 약하지만, 채널 이미지 강화와 장기적으로 다채널 시대에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케이블 TV의 드라마 제작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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