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하루에 대 여섯 시간씩 연습을 해야 합니다. 주말도 없죠. 연습을 하는 만큼 전에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다듬어야 할 것도 더 많아집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백건우(63) 씨가 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백 씨는 공연에 앞서 12일 뉴욕 한국문화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주할 곡들과 자신의 음악생활을 설명했다.
한국음악재단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원이 후원하는 이번 독주회는 백 씨가 자기 음악생활의 고향이라고 여기는 뉴욕에서 갖는 7년 만의 공연이다.
백 씨는 "15살 때 뉴욕에 처음 와서 음악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뉴욕이 내 음악생활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여러 곳에서 연주를 해오고 있지만, 뉴욕은 특별한 곳"이라고 뉴욕 공연의 소감을 밝혔다.
백 씨는 이번 독주회에서 브람스의 피아노 소품 중 작품 76의 1번 등과 함께 베토벤 소나타 32곡 중 마지막 세곡인 30번, 31번, 32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그는 2005년부터 3년에 걸쳐 베토벤 소나타 32곡 전곡을 녹음하는 프로젝트를 마치고 지금은 내년에 내놓을 계획으로 브람스를 녹음 중이다.
백 씨는 베토벤 소나타가 "역사상 가장 훌륭한 음악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곡 자체가 너무도 훌륭하기 때문에 청중들이 (감상하기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 것이며 브람스 곡에서도 내면적인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술을 한다는 게 항상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 같고, 음악 속의 새로운 세계가 계속 앞에 펼쳐지니까 거기에 끌려서 지금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면서 "갈수록 세계가 넓어지고 궁금해지고 앞으로도 하고 싶은 게 더 많아지는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아주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여름만 해도 독일에서 브람스 녹음하고 멕시코에 가서 다른 곡으로 협주하고 그다음에 프랑스에서 연주하는 일정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백 씨는 "그러고도 살아있는 것을 보면 건강한 것"이라면서 "건강을 위해 특별히 하는 운동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이 지나치게 상업화돼가는 것을 걱정했다.
백 씨는 "내가 공부하던 시절은 참 순수했던 것 같다. 유명해진다고 하더라도 마음에 여유가 있고, 음악을 사랑하고 거기서 희열을 느꼈는데..지금은 세계가 좁아지고 상업화되면서 유혹이 참 많아졌다"며 중국의 랑랑 같은 피아니스트를 예로 들어 "먼저 이름과 명예, 돈을 생각하는데 그것은 참 위험하다. 중국에 갔을 때 교수들이 가장 걱정하는 게 그 피아니스트가 나옴으로써 젊은이들의 목표가 음악이 아니라 다른 데로 간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피아노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로 "단지 음악에 대한 사랑만 진실하면 그렇게 두려울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클래식이 재즈화 돼가는 것도 반대했다. 그는 "현대 작곡가들이 재즈적 요소를 사용하는 건 환영하고, 그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고전음악을 크로스오버해서 하는 것은 환영하지 않는다"며 그 이유로 클래식 음악 자체가 너무나도 훌륭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 씨는 또 이날 기자회견장에 같이 나온 부인인 배우 윤정희 씨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묻자 "제 음악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사람이지만 음악 자체를 굉장히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다. 어떤 때는 나보다도 더 음악을 사랑하는 것 같다. 제 연주에 대해 제일 아끼고 제일 비판적인 사람이기도 하다"면서 "저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윤 씨는 이창동 감독의 신작 '시(詩)'의 여주인공으로 1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해 내년 5월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프랑스에 사는 그에게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를 묻자 "매년 한국에 들어가서 공연을 하고 있고, 한국 음악계와 떨어져 있지 않다"며 "후학 양성을 왜 하지 않느냐는 얘기도 나오는데 제 삶은 아마도 끝까지 연주자로 살아도 다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나 더 연주를 할 생각인지를 묻는 질문에 "제가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라고 말하고는 환하게 웃었다. 백 씨는 내년 5월 한국에서 프랑크푸르트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예정이다.
(뉴욕=연합뉴스)
백건우 "지금도 대 여섯 시간 연습"..15일 뉴욕공연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연주생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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