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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페셜] ④ 의미 심장한 조선 쇄락과 우리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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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 승하 후 정조는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라고 선언했다. 직후, 그는 사도세자의 숭모사업을 시작했다.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된 인물들 숙청작업 시작 한 것.

자기의 부친을 폐세자 한 후 사사한 영조에 대한 정조의 반감이 짙었다. 숙청작업에는 이런 감정들이 반영된 것이다. 정조는 할아버지 영조의 묘를 파묘 자리로 천릉해 풍수적 복수극을 펼쳤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후 정조는 아버지 묘를 옮겼다. 지금의 수원 자리로 옮겼는데, 사도세자의 새 왕릉은 매우 훌륭했다. 이후 조선의 왕은 사도세자의 자손들이 됐다.

하지만 머지않아 정조가 죽었다. 영조의 계비 정순왕후는 정조의 초장지를 흉지로 정했다. 푸닥거리 사장터, 처형장과 감옥 등 창과 칼을 휘두르던 병영 터였다. 이는 상식에서도 한참 벗어난 선택이었다.

정조가 떠난 후 조선 왕릉은 풍수다운 논의도 없이 정해졌고, 조선은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다. 의미심장한 자취다.

조선 제 26대 임금 고종의 왕릉 역시 슬픈 기억을 안고 있다. 황제의 프라이드를 지키려 했던 고종. 그래서 이곳 홍릉도 황제능으로 조성되었다. 하지만, 망국의 기운 속에 자금 부족 등의 이유로 홍릉 조성사업이 사실상 중단된다. 당시 시대적 상황상 일제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제기된다.

조선 마지막 임금인 순종의 왕릉 역시 슬픈 기억이다. 이 때 역시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사초지의 비틀리고 움푹 파인 곳에 왕릉이 조성됐다.

이토록 슬픈 마지막 역사를 간직한 조선왕릉. 하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선왕릉은, 열린 박물관이자 안락한 휴식처다. 그야말로 가장 한국적인 정원이기도 하다. 광릉 숲은 현재 생물권 보존 지역 지정을 추진중이다. 세계문화유산이면서도 생물권 보존 지역인 곳은 세계에 한 곳도 없다. 만약 생물권 보존 지역으로 지정된다면, 우리는 세계 유일한 역사적·자연적 산물을 지니게 된다.

몇몇 왕릉들은 흉지에 위치해 있다고 하지만, 이 시대의 많은 이들이 찾아와 의미를 되새기고 쉴 수 있는 곳이라면, 흉지일 수 없다. 후손들이 쉬고 즐기고,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면, 조선왕릉은 모두 명당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판 그린벨트, 이 신들의 정원에 생기를 불어넣는 일. 모아진 유산으로 후손에게 남겨주는 것은 우리들에게 남겨진 쉽고도 어려운 과제다.

(SBS인터넷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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