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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가 아쉬운데" 소방차, '긴급' 아닌 긴급출동

<8뉴스>

<앵커>

날이 추워지면서 화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소방차 긴급 출동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1분 1초가 아까운 소방차들이 길에서 오도 가도 못해서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 김수영 기자가 동행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제(2일) 오후 4시, 서울 황학동 동물병원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에 소방차가 긴급 출동합니다.

하지만 소방서를 나서자 마자 줄줄이 늘어선 차들에 갇혀 꼼짝도 못합니다.

차선을 이리 저리 바꾸며 곡예 운전을 하지만 좀처럼 빠져 나가지 못합니다.

비상 사이렌을 아무리 울려도 차량들은 길을 터주지 않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중앙선을 침범하기도 합니다.

[김지훈/서울 종로소방서 소방사 : 어쩔 수 없이 저희 스스로 방어하고, 다른 사람들이 거의 양보 안 할 거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길만 터준다면 10분이면 넉넉히 도착할 수 있는 거리지만 실제 출동 시간은 20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독일 등 선진국에선 소방차등 긴급 자동차의 길을 열어주는 방법을 시민들에게 교육해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도로상의 구조물도 긴급 출동의 장애가 됩니다.

지난달 17일 종로 신진시장 화재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한 소방차도 5분 거리를 10분 넘게 걸려서야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상습 정체 지역인데다 서울시가 지난 9월 무단 횡단을 막기 위해 고정식 중앙분리대를 설치하면서 소방차의 발이 묶인 것입니다.

[최문이/서울 종로소방서 소방교 :  소방차량이 중앙 분리대를 넘어갈 수 없기 때문에 한 5~6분 이상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소방관들이 시간 압박에 어쩔수 없이 규정을 위반할 때가 많지만 사고날 경우 자체징계는 물론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지훈/서울 종로소방서 소방사 : 사고날 뻔하고 그랬었는데. 저희도 왠만하면 역주행은 잘 안하려고 하거든요.]

시민 의식 부족과 제도적 미비 때문에 소방차들이 아까운 시간을 길에서 허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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