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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연탄도 못 넣어"…기습한파에 한숨만

<8뉴스>

<앵커>

추위가 닥치면 어려운 이웃들은 시름이 깊어집니다. 올해는 연료비 인상 소식에 난방을 포기한 채 버티는 가정도 많습니다.

최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동 쪽방촌에 불어닥친 기습한파는 더욱 매섭기만 합니다.

식당일을 하는 49살 한 모 씨의 3.3 제곱미터 쪽방에는 난방 도구라고는 전기 장판 한장이 전부입니다.

기름값을 아껴 보려고 지난해 기름 보일러에서 연탄 보일러로 바꿨지만 아직 가동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한장에 5백 원짜리 2백장 묶음으로 연탄을 사야하는데 10만 원의 여윳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 모 씨/쪽방 세입자 : 돈 때문에 그렇죠. 어떻게든 (연탄을) 구입해야죠. 갑자기 한파가 몰아오니까 걱정이네요. 연탄 한 장도 없는데….]

남의 집 방 한칸을 얻어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69살 유수미자 할머니.

어젯밤 바람이 들어오는 문 틈을 테이프로 막아놨습니다.

기름 보일러가 있지만 버틸 수 있을 때 까지는 버티기로 했습니다.

[유수미자/서울시 길음동 : 너무 우풍이 세서 옛날방이라 돼서. 안 그러면 그만큼 들지도 않는데. 겨울에 한 서너달 넣으려면 많이 들지.]

철거를 앞둔 재개발 예정지 세입자들의 사정은 더 나쁩니다.

보일러 연기가 나는 집을 찾을 수 없을만큼 난방을 아예 포기한 채 버티는 집이 많습니다.

68살 김영순 할머니는 신체장애까지 있어 추위를 견디기 힘들지만 연료비 걱정에 난방은 아예 포기했습니다.

[김영순/서울시 길음동 : 이불깔고 여지껏 살고 있어요. 기름 값 많이 들어가서, 어떻게 기름을 사. 수급 돈 36만 원, 34만 원 이렇게 나오는 거 가지고.]

보일러 등유 값은 연초보다 리터당 50원넘게 올랐고, 연탄값마저 다음달 21% 인상을 앞두고 있습니다.

추위와 싸워야 하는 겨울이 두려운 이웃들.

일찍 찾아온 추위에 월동 걱정도 어느 때보다 일찍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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