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진행은 충격에 대한 반응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을 보고 드는 생각이다. 탁구공을 떨어트리면 몇차례 튀기를 반복하다 점차 안정을 찾는다. 9월 산업활동 동향 수치를 보면, 지난해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의 충격에 대한 반응이 1년만에 사그라드는 모양새를 보여준다.
제조업 가동률은 80.2%. 80% 선을 넘기는 지난해 6월 이후 15개월만에 처음이다. 광공업생산도 자동차와 반도체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1년전에 비해 11%가 늘었다. 그 동안 좀체 늘지않아 안타깝게 했던 설비투자는 5.8% 증가하면서 상승반전했고, 소비재 판매도 6.7%가 늘면서 6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경기회복을 위한 '3인방'인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증가했다. 정부가 그 동안 애타게 찾던 민간부문의 자생력의 증거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것으로 간주할만하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는 7달 연속, 앞으로의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수는 9달 연속 상승해, 경기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주었다.
4분기 우리 경기지표도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금융위기 탓에, 1년전과 비교하는 통계적 비교방식이 주는 기저효과만도 상당하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왠지 마음이 불편하다. 9월 제조업 생산이나 투자, 소비의 증가가 경제의 정상화를 기반으로 하는 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제조업 생산 증가의 4분의 1 정도를 자동차 한 부문이 차지했다.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내놓은 신차 구입열풍과 정부의 새차구매에 대한 세제지원이 자동차 부문의 호조를 이끌었다. 누가봐도 일시적 요인다. 반도체나 LCD 등의 분야에서 큰 폭의 이익증가를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경기의 호조를 반영한다고 자신을 못한다. 금융위기에 놀란 기업들이 인건비 등 각종 경비를 쥐어짠 탓이 크다.
고용시장이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도 불안요인다. 벌어야 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위기 대응' 모드여서, 채용에 인색하다. 게다가 12월에는 '희망근로'의 역충격도 예정돼있다. 정부가 고용창출을 위해 무려 25만명에 대해 공공근로 등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데,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이 사업이 잠시 중단된다. 고용은 국민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의 시작점이다.
충격은 사라질만할 때 다시 돌아오는 게 일반적이다. 지진으로 치면 일종의 '여진'이다. 세계대공황을 포함한 대부분의 공황 때도 그랬고, 97년 IMF위기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 경제가 금융위기의 충격을 충분히 흡수한 지금,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호조 보인 산업활동, 그러나 여전히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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