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동방신기 멤버 3명이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자신들의 전속계약을 무효로 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에 이 가처분 신청이 일부 받아들여졌죠.
세부 내용은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 보도가 됐습니다만, 소송과 가처분, 법적인 용에 등에 익숙치 않은 분들을 위해서 법원 결정 내용을 자세하고 쉽게 한 번 소개해 보겠습니다.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도 있을테니까요. ^^
++++++++++++++++++++++++++
동방신기 멤버들은 법원에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습니다.
아시는대로 신청인은 영웅재중(김재중), 시아준수(김준수), 믹키유천(박유천)이고요, 이 친구들의 소송은 법무법인 세종에서 맡았습니다.
멤버들의 가처분 신청 내용은 이렇습니다.
1. 신청인들과 피신청인 사이의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 청구사건의 본안판결 선고시까지, 신청인들과 피신청인이 체결한 별지 기재 전속계약의 효력을 정지한다.
2. 피신청인은 신청인들의 방송, 영화출연, 콘서트 등 공연참가, 음반제작, 각종 연예행사 참가 등 연예활동과 관련하여
가) 방송사, 음반제작사 공연기획사, 광고대행사, 광고기획사 등 제 3자와의 제반 계약을 교섭하거나 체결하는 행위,
나) 신청인들의 의사에 반하여 신청인들에게 개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연예활동을 요구하는 행위,
다) 방송사, 음반제작사, 공연기획사, 광고대행사, 광고기획사 등 제 3자에 대하여 신청인들의 연예활동에 관한 이의를 제기하거나 그 금지를 요청하는 행위,
라) 기타 별지 기재 전속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신청인들의 자유로운 연예활동을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3. 피신청인이 제 2항의 명령에 위반하는 경우에는 그 위반행위 1건당 10,000,000원씩을 지급하라.
뭔가 표현이 생소하고 어렵죠? 내용을 알기 쉽게 표현해 보겠습니다.
1. 멤버 3명이 SM을 상대로 낸 <계약 무효> 소송이 끝날 때까지 SM과 멤버들 사이의 계약은 아무런 효력이 없다.
2. 멤버 3명이 방송, 영화, 공연 등 연예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가) 멤버들이 SM이 아닌 다른 회사와 계약을 맺는 일을 방해해선 안된다.
나) 개별적으로든, 3명 모두에게든 멤버들이 원하지 않는 스케줄을 잡아서는 안된다.
다) 멤버들과 함께 일하기로 한 다른 회사들에게 딴지를 걸어서는 안된다.
라) 기타 등등 '너 나랑 계약 맺었으니까 까불지마'하면서 연예활동을 막아서는 안된다.
3. 만약 가~라에 해당하는 일을 하면, SM이 멤버들에게 건당 1천만원씩 준다.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신청 내용에 대해 법원이 결정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신청인들이 피신청인을 위하여 각 10억원을 공탁하거나, 위 금액을 보험금액으로 하는 지급보증위탁계약 체결문서를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신청인들과 피신청인 사이의 본안판결 선고시까지,
가) 신청인들의 의사에 반하여 신청인들의 방송, 영화출연 , 공연참가, 음반제작, 각종 연예행사 참가 등 연예활동에 관한 제 3자와의 계약을 교섭, 체결하여서는 아니되고,
나) 방송사, 음반제작사, 공연기획사 등 제 3자에게 피신청인이 관여하지 아니한 신청인들의 연예활동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신청인들과의 관계 중단을 요구하는 등으로 신청인들의 연예활동을 방해하여서는 아니된다.
2. 신청인들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3은 신청인들이, 나머지는 피신청인이 각 부담한다.
역시 뭔가.. 이해하기 쉽지 않죠? 결정 내용을 한 번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1. SM이 받을 금전적인 손해를 보상해주는 차원에서 법원에 10억원을 맞기거나 10억원짜리 보험을 들어주는 조건으로, 멤버 3명과 SM 사이의 소송이 끝날 때까지,
가) 멤버들이 원하지 않는 스케줄을 잡아서는 안된다.
나) SM과 상관없는 회사들과 계약 맺고 연예활동을 해도 하지말라고 하거나, 방해하면 안된다.
2. 나머지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소송비용의 1/3은 멤버 3명이 내고, 나머지는 SM이 낸다.
법원이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 사건 전속계약은 일부 조항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서 민법 제 103조에 의하여 그 전부 또는 일부가 무효이거나, 합리적인 존속기간의 도과로 효력이 소멸되었다고 볼 개연성이 높다."
---> "멤버들이 SM과 맺은 계약을 보니 상식적으로 이해안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민법 103조에 비춰보면 계약이 무효가 될 가능성이 크거나, SM이 정한 계약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서 효력이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
이해하시는 데 좀 도움이 되었나요?(읽는 사람들의 수준을 너무 낮춰본 것 아니냐는 반문도 있을법하지만, 제가 기자되고 나서 판결문을 처음 읽을 때의 기분을 아직 기억하는터라 최대한 쉽게 설명해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이라 이해해 주시고. ^^;)
++++++++++++++++++++++++++
어쨌든, 법원 결정 이후로 멤버들 변호인과 통화를 했습니다.
자신들의 주장이 상당부분 받아들여져서 반갑다면서 본격적인 소송을 준비 중이라 하더군요.(가처분 신청은 소송 전에 '뭔가 조치를 먼저 해달라'는 요구라고 보시면 됩니다)
SM 측 반응도 궁금했기 때문에 연락을 했지만 연결이 잘 안되더군요.
변호사는 비서를 통해 '지금 통화 중이니 금방 전화하겠다'며 20분을 끌다가 결국에는 '지금 밖에 나가셔서 통화가 어려울 것 같다'는 황당한 대답을 들려줬고요.
회사 측도 회의를 하느라 분주했던지 관계자들이 전부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어렵사리 변호사의 개인번호를 찾아 전화 했더니 '대리인이 무슨 말을 하겠냐'며 난감해 하더군요.
그리고는 뉴스가 나간 이후에 SM 측으로부터 전화가 한 통 걸려왔습니다.
"입장을 메일로 전달해 드렸으니 참고해 주세요" 그래서 메일을 열어 봤습니다.
<계약의 효력이 무효라고 인정되지 않았으나,일부 인용된 부분이 있으므로 즉각 이의 신청을 할 것입니다.>
++++++++++++++++++++++++++
저는 문화부에 출입해 본 적이 없어서, 연예계의 생리나 구조를 자세히 논할만큼 잘 알지 못합니다.
멤버들도 SM 측도 다들 나름 고충이 있고 할 말이 있겠지요.
회사 쪽은 키워놨더니 뒤통수를 맞았다 느낄 수도 있을 것이고, 멤버들은 적어도 정당하고 상식적인 수준으로 일하고 싶다.. 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가처분 신청의 개략적인 내용과 당사자들의 단편적인 반응으로만 보자면, <후련과 답답>이라는 표현으로 상황이 정리되는 것 같더군요.
소송이 진행될 것이라고 하니, 자세한 내용은 조금 더 지켜봐야 알겠습니다만….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