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이런 식의 리콜은 잘 행해지지 않습니다. 제품 사고가 나더라도 업체측에선 제품의 과실을 밝혀내기 보다는 소비자의 '사용 과실'을 밝히는데 치중한다는 느낌을 받아왔습니다. 또 설사 제품이 잘못됐다 하더라도 소비자에게 개별적으로 접근해 보상을 해주는 식이었지, 20만 대가 넘는 제품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상당히 전격적이고 적극적인 '대처'라는 분위기입니다. 정상적인 과정이지만요.
또 하나.. 바로 이건희 전 회장과 연관된 얘기가 돌고 있는데요.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나 있지만, 이건희 전 회장은 항상 '품질 경영'을 강조해 왔다고 합니다. '불량은 암이다'란 말까지 했다고 하는데요.
실제 10여년 전 모 일간지에 1단짜리로 아주 작게 불량품 기사가 나왔습니다. 삼성전자가 OEM으로 납품받아 팔던 가습기 기사였는데, 신문 스크랩을 하던 직원이 이 기사를 빠뜨리고 보고를 했다고 하네요. 이건희 회장이 꼼꼼하게 신문을 보다가 신문엔 있는데 스크랩에 이 기사가 없는 걸 보고 '나를 속이려 한다'며 무척 화를 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냉장고 폭발과 관련해서도 '대노' 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품질경영을 외치며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 아니냐며 말이죠.
일선에서 물러난 뒤 자잘한 회사일에는 간섭을 하지 않던 이 전 회장이 이처럼 화를 내면서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변했고, 대규모 리콜까지 감수할 수 있었던 아닌가 하는 추측입니다.
연말이 되면서 어느 기업이나 '인사'를 앞두게 되죠. 말년 병장과 마찬가지로 인사철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한다는게 기업들의 분위기 인데요. 하필 이럴때 전 회장님까지 '대노'하게 만든 사건이 터졌으니...
일단 비용은 '좀' 들 걸로 보입니다. 일일히 점검해 주기 위해 직원들을 돌린다고 하고요. 그냥 냉장고만 봐주고 갈 수는 없겠죠. 다른 삼성전자 제품에 대해서도 점검 서비스를 해 줄 거라고 하네요. 하지만 '비용'보다 값진게 소비자들의 '신뢰'입니다. 더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신뢰'를 얻는게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에겐 더 소중한 것이란 생각입니다.
그리고... 역시 '이건희 전 회장'의 한마디가 무서우면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