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28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치러진 5곳 가운데 3곳에서 승리하고 나머지 2곳에서도 선전한 것은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론과 '세종시' 수정론 등 정책 추진에 대한 부정적 여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무엇보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의회에서 압도적인 수적 우위를 앞세워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견제심리를 확산시키고 높은 투표율로 이어지면서 여당에 예상밖의 부진을 안겼다는 것이다.
다음은 선거 결과에 대한 지역별 분석이다.
◇수원 장안 = 민주당 이찬열 후보가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에게 약 7%차로 이긴 것은 예상 밖의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두 후보가 막판까지 초접전을 벌였지만 선거 초반부터 여론조사에선 박 후보가 줄곧 오차범위내 리드를 지켜왔기 때문이다.
무명에 다름없는 이 후보가 선거 초반 많게는 20% 이상의 열세를 보였고, 수원이 정국의 최대 이슈인 세종시와 4대강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선거 결과에 대한 분석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수원을 정치적 고향으로 둔 손학규 전 대표의 지원이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손 전 대표에 대한 전통적 지지세가 갈수록 결집되면서 현 정권에 대한 견제 내지 심판론으로 연결됐다는 것.
여기에 야당 지지성향이 강한 젊은층이 모처럼 투표 대열에 가세한 것도 중장년층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하는 박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손학규 효과에 힘입어 현 정권에 대한 견제심리가 확산된 것이 결정적 승인"이라고 말했다.
◇안산 상록을 = 민주당 김영환 후보로의 막판 표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민주당에선 진보진영 대표로 나선 임종인 후보와의 단일화가 무산돼 야권 지지세가 분산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기우에 그쳤다.
오히려 단일화 실패가 야권표의 결집 효과를 가져오면서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에 낙승을 거두는 승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여기에는 김 후보가 선거 초반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임 후보를 앞선 것이 주효했다.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여론조사 결과가 우세한 후보를 미는 '밴드웨건' 효과가 막판 동정심에서 약자를 밀어주는 '언더독' 효과를 압도했다는 것.
민주당 전병헌 전략기획위원장도 "김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다"며 "단일화가 안돼 혼전을 거듭하다 막판에 김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여기고 당선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안산이 전통적으로 야당 지지세란 점에서 민주당의 정권심판론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이 많다.
◇충북 4군: 증평, 진천, 괴산, 음성군을 합친 이 선거구는 예상대로 세종시 논란과 맞물려 '자기 고향 사람'을 밀어주는 이른바 '소(小) 지역주의'가 기승을 부렸다. 음성 출신인 민주당 정범구 후보, 괴산 출신인 한나라당 경대수 후보, 진천 출신인 무소속 김경회 후보가 나란히 자기 고향 지역에서 50%대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
선거인수가 가장 많은 음성에서 정 후보가 상대 후보들을 압도한 것이 승부를 가른 셈이다. 선거인수는 음성 7만 명, 진천 4만7천명, 괴산 3만1천, 증평 2만5천명이다. 증평에서 정 후보에게 56%-21%(경대수)로 표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도 소지역주의에 기반한 투표행위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평은 괴산으로의 행정구역 흡수 통합에 반대한다.
이와 함께 세종시의 성격을 변경하려는 여권에 대한 민심 이반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 후보는 행정도시 후보지 가운데 하나였던 진천에서 2위를 한 정 후보에 10%포인트차 열세를 보였다.
◇경남 양산: 민주당 송인배 후보의 추격이 돋보였지만 결국 한나라당 박희태 후보의 지명도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송 후보는 예비후보 등록 전까지만 해도 10%대의 지지율로, 박 후보는 물론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양수 후보에게도 뒤졌고, 그 추세는 선거일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선거 막판 "뒤집는 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등 박 후보를 맹추격했다. 이곳이 한나라당의 텃밭이고, 박 후보가 전국적 인지도에다 집권여당 대표 출신으로서 갖는 프리미엄까지 고려한다면 '이변'과 다름없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선거에선 졌으나 내용은 승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의 '신승'은 송 후보가 이 지역 출신으로서 고정표를 갖고 있는 데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동정론이 표출됐기 때문으로 보는 분석이 많다. 한나라당 관계자도 "인접한 김해 출신인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안타깝게 여기는 지역민심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선 이와 함께 17대 의원이었던 김양수 후보가 한나라당 지지성향의 젊은표 상당수를 잠식한 것도 박 후보가 고전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강릉: 그동안 종종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온 데다 무소속 송영철 후보가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를 이루면서 한나라당 권성동 후보를 무섭게 따라붙어 역전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강릉은 기본적으로 한나라당 지지성향이지만 정당보다 인물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한 지역. 하지만 선거 결과 권 후보는 50%-33%로 송 후보를 비교적 상당한 표차로 눌렀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강릉-원주간 복선전철 조기착공 등 결국 지역 현안이 핵심 이슈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여당 후보를 찍어야 한다는 기대심리가 야당의 견제론을 꺾은 셈이다. 권 후보는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이다.
(서울=연합뉴스)
10.28 재보선 지역별 승패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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