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1명과 농성자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참사' 재판이 선고일까지 파행을 거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한양석 부장판사)는 28일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받아들여 9명의 피고인 중 7명에게 징역 5~6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나머지 2명에 대해서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를 비롯해 검찰이 피고인들에게 적용한 모든 혐의들을 유죄로 인정해 중형을 선고하자, 피고인과 약 200명의 방청객들 중 일부가 강한 불만과 항의를 표시했다.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용산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이충연씨 등 2명은 선고 도중 "이건 재판이 아니다"고 반발하며 피고인 대기실로 퇴장해 궐석 상태에서 형이 선고됐다.
방청석에서도 "정권의 나팔수"라는 비난이 나오는 등 법정소란 조짐이 나타나다 1명이 재판부의 명령으로 감치되고 나서야 진정됐다.
지난 4월22일 첫 공판으로 시작된 용산참사 재판은 경찰 관련 수사기록 일부를 공개하지 않은 검찰에 변호인단이 수사기록 전면공개를 요구하면서 초반부터 파행을 겪었다.
변호인단은 법원이 수사기록 열람·등사 허용 결정을 내렸음에도 검찰이 1만여 쪽의 기록 가운데 약 3천쪽을 공개하지 않자, 담당 검사를 직무유기와 증거은닉 등의 혐의로 고소하고, 결정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검찰을 제재하지 않은 재판부에 대해 기피신청을 해 5월 중순 재판이 중단됐다.
법원이 재판부 기피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재판은 3개월여만에 재개됐으나, 이후에도 변호인단의 변론 거부와 방청객들의 법정소란 등으로 파행이 이어지다 법정에 채증용 카메라가 설치하고 변호인단이 교체된 뒤에야 겨우 정상화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구속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해 9월 중순부터 1주일에 2차례의 공판을 여는 집중심리방식으로 재판을 진행했다.
또 사실상 한달 보름만에 증인·피고인 신문에 현장검증까지 모든 공판 절차를 마무리짓고 구속기간 만료일(10월29일)을 불과 하루 앞두고 1심 선고를 했다.
재판 중 최대 쟁점은 발화 원인으로, 검찰은 농성자들이 경찰특공대를 향해 시너를 뿌리고 화염병을 던진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봤지만, 변호인단은 농성자들이 망루 안에 화염병을 던져 화재가 발생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맞서며 날선 공방을 벌였다.
변호인단은 경찰의 무리한 진압작전이 참사를 불러왔다며 '경찰 책임론'을 제기했으나 검찰은 적법한 공권력의 행사였다고 봤다. 진압 작전의 최고 책임자였던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법정에는 나오지 않았다.
이날 재판부의 유죄 선고로 용산참사를 둘러싼 법정공방은 일단락됐지만, 피고인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상급심에서 법적 판단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는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법정소란·퇴장…용산재판 선고일도 '파행'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