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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반기문 '다자주의' 찰떡궁합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미국 버락 오바 마 대통령의 '다자주의 궁합'이 요즘 외교가에서 화제다. 

20세기 후반기를 거치며 일방주의적 '힘의 외교'를 펼쳐온 미국이 최근 들어 유엔을 통한 다자주의 외교노선으로 돌아서는 큰 흐름 속에서 두 사람의 호흡이 잘 맞고 있다는 게 외교 소식통들의 평가다. 

25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9일자로 50개 주지사에게  성명(proclamation)을 내려보내 24일 '유엔의 날'에 성조기를 게양하고 '적절한  행사와 활동'(appropriate ceremonies and activities)을 통해 이를 기념하라고  지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헌법이 본인에게 부여한 권한과 법률에 따라"라는  표현을 써가며 강한 어조로 이를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현직 미국대통령이 각 주지사에게 '유엔의 날'을 기념하라고 요청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게 외교소식통들의 설명.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조처는 액면 그대로 유엔의 날을 기념하는 차원을 넘어  미국 외교기조가 일방주의 노선에서 벗어나 유엔이라는 다자틀로 옮겨가는 변화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는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외교 소식통은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유일 초강대국 지위가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미국은 일방주의 외교 대신 다자 틀을 통해 영향력을 유지 내지 확장하려고 한다"며 "이번 성명은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외교정책 패러다임 전환은 노벨평화상 수상의 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

노벨위원회는 최근 그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하면서 "유엔 등 국제기구의 역할을 강조하는 다자외교를 중심 위치로 되돌렸다"고 평가했다. 

외교가가 특히 주목하는 대목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다자주의 행보가 유엔수장인 반기문 사무총장의 '신(新) 다자주의'와 절묘한 화음을 일으키고 있는 점이다.

반 총장은 지난 8월 제주평화포럼 특별연설에서 "21세기 도전에 부응하기 위해 서는 인류의 생활에 실질적인 변화를 낳는 실용적 다자주의인 '새로운 다자주의(ren ewed multilateralism)'가 필요하다"고 천명, 국제사회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정책 키워드와 노선에서도 오바마 대통령과 반 총장은 선명한 '코드일치'를  보이고 있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특히 두 사람은 올해 유엔총회 무대에서 기후변 화, 핵군축, 저소득국 지원 등의 핵심 어젠더를 놓고 공통된 목소리를 냈다는게 외교가의 평가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의 다자주의 외교행보는 한때 리더십 논란에 휩싸였던 반 총장에게 상당한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실제로 반 총장의 연임 전선에도  청신호를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외교정책 전문 웹사이트 '포린 폴리시 인 포커스'는 지난 14일 반 총장에 대해 '굿 문 라이징(Good moon rising)'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내린 뒤 "조지 W.  부시 정부 때 지명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반 총장은 연임이 거부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반 총장과 오바마 대통령의 다자주의 궁합이 잘 맞아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반 총장은 21일 미국 CNN방송에서 연임 문제에 언급, "유엔 총회에서 위임받은 책무를 완수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내가 열심히 일하면 국제사회에서 나의 성과를 평가할 것"이라며 "그런(연임되는) 상황을 맞이한다면 기꺼이 국제사회 에 봉사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2006년 선출된 반 사무총장의 임기는 2011년까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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