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폭행범 조두순에 대한 판결이 사회적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형량이 너무 낮다는 것입니다. 화학적 거세 요구도 적지 않습니다. 법 정신과 국민감정의 괴리 속에 12살 이하 성폭행 피해자는 지난 4년새 두 배로 늘었습니다.
한승구 기자가 집중취재 했습니다.
<기자>
지난 해 12월, 8살 된 여자 어린이가 등굣길에 근처 건물 화장실로 끌려가 잔인하게 성폭행당했습니다.
범인은 58살 조두순.
예전에도 성폭행으로 3년 실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던 전과 17범의 남성이었습니다.
[주민 : 덩치는 뭐 뚱뚱해도 그렇게 큰 건 키도 안 크고 그냥 그래. 험하게 생겼어. 낮에 저녁때 취해서 몇 번 여기 나와서 있지. 술 많이 먹던데….]
아이는 대소변을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여러 장기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등 치유할 수 없는 장애를 입었습니다.
법원이 선고한 형량은 징역 12년.
범인이 술에 취해 자신의 행동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겪고 있는 아픔에 비해 처벌이 너무 가벼운 것 아니냐는 여론이 확산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참담한 심정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고 조두순은 '교도소 중의 교도소'로 불리는 청송 제 2교도소 독방으로 이감됐습니다.
미국에서는 10살 소녀를 성폭행한 남성에게 징역 120년 형이 선고됐고 일부 유럽국가들은 성폭행범들에게 성욕을 억제하는 약물을 주사하기도 합니다.
더구나 술에 취했기 때문에 형량을 깎아주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큽니다.
영국에서는 술에 취한 채 범행을 저지르면 오히려 더 무거운 처벌을 받습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외국의 기준으로 보더라도 지금 이와 같은 사건에서 형량이 뭐 비교적 낮은 편에 해당한다. 그리고 특히 문제의 핵심은 만취했다는 이유로 심신미약을 내린 상황, 이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측면이 있는 거죠.]
우리사회가 어린이 성폭행범에 관대하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지난 2007년 형이 확정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1천839건 가운데 42.1%인 774건이 벌금형, 30.5%인 562건이 집행유예에 그쳤습니다.
이 때문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조두순 사건'은 지난주 국정감사 내내 뜨거운 이슈였습니다.
[이주영/한나라당 의원 : 알코올 중독자로서 병력을 가졌는지의 여부 등 이런 것도 조사 안 해보고 심신미약자로 분류해 인정을 해서 감량하는건 대단히 잘못됐다.]
[박영선 의원/민주당 : 심신미약 감경 사유를 오늘 밝히셨는데 여기에 보면 '귀가 후에 부인에게 사고쳤다'고 말할 정도였으며, 이것이 심신미약 감경 이유가 됩니까.]
전자발찌 부착과 신상공개 등 성범죄자들의 사후 관리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내년 1월부터는 20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정해진 기간동안 인터넷으로 볼 수 있게 했지만 이 역시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일방적으로 공개 해놓고 알아서 보라고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유치원장이나 학교장 등 책임있는 사람들이 의무적으로 신상기록을 열람하도록 하는 등 실효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김민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 : 학부모라든지 아니면 아이들 스스로가 이 신상 공개라는 이 정보에 대해서 어떻게 활용하고 여기에 대해서 내 대응력을 어떻게 높일지에 대한 그런 세부적인 컨텐츠, 프로그램 이런 건 사실 되게 괴리가 돼 있다고 볼 수 있거든요.]
아이를 성추행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웠던 '용산 초등생 사건'.
온국민을 경악하게 했던 '일산 초등생 납치 미수 사건' 등 사건이 터질 때마다 여론은 들끓었고 정치권은 앞다퉈 논평을 쏟아냈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 12살 이하 성폭행 피해자는 2005년 116명에서 지난 해 255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어린이 성폭행 4년새 2배↑…솜방망이 처벌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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