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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치기에 인터뷰까지…'생생국감' 눈길

정기국회의 꽃인 국정감사 초반 일부 의원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시선을 끌고 있다.

국감장에서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자료를 동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취재 기자처럼 현장을 발로 뛰어 보고하는가 하면 직접 '체험'을 통해 얻은 결과로 피감기관의 복지부동을 비판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올해 국감에 생동감이 실리게 된 데는 주요 현안이 18대 국회 첫해 국감과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 대부분 다뤄지면서 김이 빠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불법'도 불사 = 익명을 요구한 한 기획재정위 소속 의원은 관세청 국감을 앞두고 최근 정보지 등을 통해 확보한 전화번호로 환치기를 시도해 성공했다. 전화 한 통이면 시중 은행 20% 정도의 수수료로 중국에 현금을 보낼 수 있었던 것.

이 의원은 또 원산지 표시 정책의 허점을 짚고자 전라도 등지에서 뱀장어 등 중국산 활어가 국산으로 둔갑하는 현장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은 국방부 국감에서 '즉각 취식형 전투식량'을 데우는 시연을 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전투식량을 데우는 과정에서 수증기가 심하게 발생, 아군의 위치가 적에게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부실 엘리베이터를 찾으려고 발품을 팔았다.

안전 검사에서 불합격한 엘리베이터 운행이 안전사고의 원인이라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 서울과 수도권에서 30여곳을 찾아가 4곳에서 문제의 사례를 확보했다.

환경노동위 소속인 민주당 원혜영 김재윤 김상희 최영희 의원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파헤치려고 낙동강 등 모든 공사 예정지역을 방문했다. 이를 토대로 공동으로 환경부 국감 질의서를 만들었고 3권의 정책자료집도 낼 예정이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은 자비 1천200만 원을 들여 현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한 여론조시를 실시했으며 이 내용을 토대로 7일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멀티미디어 국감 =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의 5일 국감에서는 최신 유행곡과 댄스 소개에다 지난해 유인촌 문화부 장관의 '발끈' 영상까지 상영돼 '버라이어티쇼'를 방불케 했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황지우 전 한국 예술종합학교 총장 등 문화예술 기관장들이 잇따라 사임하는 모습과 작년 10월 국감 때 유 장관이 화가 나 사진기자에게 소리치는 장면을 영상으로 편집, 상영하면서 정부 인사의 문제점을 파고들었다..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은 최근 표절 시비가 일고 있는 G-드래곤의 노래 '하트브레이커'와 미국의 힙합 가수 플로 라이다(Flo-Rida)의  '라잇 라운드(Right Round)'를 동시에 틀면서 정부의 표절 대책을 추궁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5살짜리 여자아이가 손담비의 히트 댄스곡 '미쳤어'를 노래하는 영상을 UCC(사용자제작콘텐츠)에 올린 것이 저작권법 위반이냐고 유 장관에게 따지기도 했다.

민주당 우윤근 의원은 내주 법사위 국감장에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대성 씨를 직접 인터뷰한 1분30초 분량의 영상을 상영할 예정이다. 박 씨에 대한 증인 채택이 한나라당의 거부로 어려워지자 묘안을 짜낸 것이다.

지식경제위 소속인 한나라당 김학용 의원은 전날 농협 국감에서 1년 전 농협 국감 때 자신이 질의하는 자료 화면을 `재방송'해 눈길을 모았다. 농협이 국회의 지적에도 미동조차 없는 '불감증'을 지적하기 위해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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