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에서 성폭행 피해여성이 잇따라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당한 사건을 어제(1일) 보도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진료를 거부한 병원 중에는 성폭력 전담병원까지 있던것으로 드러냈습니다.
TBC 박영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5일 성폭행을 당한 20대 여성이 가족들과 함께 찾았다 진료를 거부당한 병원은 모두 3곳.
특히 이 가운데는 성폭력 전담의료기관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들의 전문적인 의료 지원을 위해 여성부에서 지정한 병원에서조차 성폭력 피해여성의 진료가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성폭력 전담의료기관 : 의료진이 당시 수술과 분만을 동시에 하고 있어서 검사를 하려면 2시간 이상 기다려야 되니까….]
이 씨는 결국 의사의 소견서까지 갖추고 대구시내 모 대학병원까지 찾아갔지만 역시 진료는 거부당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여성부 등 관련기관들은 해당 병원들을 상대로 진상조사에 나서는 등 뒤늦게 사후대책마련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일반환자들의 진료에 매달려야 하는 일선병원들이 이처럼 범죄 피해자를 외면하는 일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게 의료계의 항변입니다.
[해당 대학병원 담당팀장 : 예약환자가 뒤에 많이 밀려있었고….그 환자를 제대로 진료하려면 1시간 정도를 봐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전담의료기관에서조차 범죄 피해자의 진료를 맡을 전문 의료인이 없는 열악한 현실도 문제입니다.
이번일을 계기로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을 감싸줄 수 있는 의료계의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